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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옆/외로운 골짜기에/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 다(중략)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엔 아직도 더운 피가 흘러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여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6·25전쟁을 소재로 쓴 모윤숙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 한다’를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진다. 한때 교과서에도 수록 되어 있었고 전쟁을 부추긴다는 논란도있었지만 6월만 되면 아들을 조국에 바친 부모들의 가슴을 더욱 저리게 만든다.

오늘은, 지정한 지 61년이 되는 현충일이다. 그렇다면 왜 6월6일을 현충일로 정했을까. 또 6·25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한국전쟁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우리 풍습과 더 깊은 연관이 있다. 조상이나 호국영령에게 제사지내던 절기 망종(芒種)을 참고했다고 해서다. 그리고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는 농번기임에도 조상들께 제사를 올렸던 1956년의 망종이 6월 6일이어서 이날을 현충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현충일은 우리와 조금 다른 제정 의미와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의 현충일은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 부르는 5월 마지막 월요일이다. 남북전쟁 후인 1868년 5월 30일 북군 출신 존 로건 장군이 장병들 무덤에 꽃을 장식하라는 포고령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영국을 비롯 유럽 여러 나라의 현충일은 11월 11일이다. 1차대전 종전날인 1918년 11월 11일을 기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명칭은 영령기념일을 뜻하는 리멤버런스 데이(Rememberance Day)다. 이날 기념식 묵념은 2분 동안 한다.1, 2차 대전을 아우르는 의미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양귀비 화환을 올려놓고 묵념하며 사람들은 이날 양귀비 조화를 단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영령들을 기리고 기억을 새롭게 해야 하는 날 현충일, 벌써 61년 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제정의 의미는 날로 퇴색되어가고 있다. 오늘만이라고 조기(弔旗) 게양을 잊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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