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
/송승언
그가 오늘 먹은 것이 내일 그의 얼굴이 되고
그가 오늘 걸어 다닌 골목이 내일 그의 요추가 되고
그가 오늘 뱉은 단어가 내일 그의 영혼이 되는 일
매일 아침 일어나 폐자원 센터로 간다
- ‘문학선’ 2017년 가을호
우리가 하는 행위란 얼마나 중요한가. 특히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이나 마음 깊이 생각하여서 하는 말이나 그 어떠한 것이든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물론 모든 것이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효용성이 결정되기는 하지만, 때로 누군가 내게 던진 말 한마디가 나의 양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리하여 오늘 먹은 그 말이 말을 내뱉은 그의 얼굴이 되는 것과 동시에 나의 얼굴을 형성하고 나를 지탱해주는 허리뼈가 되며 심지어 영혼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시인은 매일 아침 일어나 폐자원 센터로 간다. 즉 버릴 것은 버리고 소화할 것은 소화하는 작업을 통해 하루를 좀 더 소중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어제를 되돌아본 우리의 되새김, 그것은 너와 나의 관계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한 마디 한 마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두려운 세상을 정화해 나가는 일이다.
/서정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