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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미술로 저항했던 소집단, 새로운 시점에서 보다

미술동인 두렁·목판모임 나무 등
경인·경수지역 소집단 미술운동 재조명
‘전위·저항·실천’ 시대정신으로
현장에서 새로운 미술 흐름 견인

아카이브전 2020년 2월 2일까지 전시

 

 

 

경기도미술관,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시점’전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에서는 오는 2020년 2월 2일까지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시점_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 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지난 1980년대 한국 사회 변화의 한 축을 견인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경인·경수 지역의 소집단 미술운동을 당대의 자료와 작품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소집단들은 ‘그림사랑 동우회 우리그림’, ‘미술동인 두렁’, ‘그림동인 실천’, ‘시월모임’,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목판모임 나무’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당시 ‘전위·저항·실천’이라는 주요한 시대정신으로 ‘현장’에서 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며, 삶과 예술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했다.

이에 전시에서 조명하고 있는 주요 소집단들을 소개한다.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은 지난 1986년 권윤덕, 박찬응, 이억배, 정유정이 디자인 사무실 ‘산그라픽스’를 열었다.

이어 지난 1987년 12월에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을 창립하고 안양근로자회관 강당에서 창립전을 치렀다.

이들은 창립과 동시에 소식지 ‘우리그림’을 지난 1988년 1월 23일 창간했고, 그 해 2월에는 제1회 안양시민미술학교(초청강연 김봉준)를 개설했는데, 그러던 중 3월에 안양 그린힐 섬유봉제공장의 화재로 여성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터지자 ‘그린힐 노동참사 여성 노동자 22인 영정도’를 제작했다.

이들은 ‘안양시민 스스로 자신의 삶, 염원과 바람을 표현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미술문화를 꽃피우고자 한다.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서구세력의 문화적 침투에 대항해 당당히 우리 것을 내세우고, 올바른 민족문화 풍토를 건설하고자 한다’라는 정신을 추구하며 활동해 왔다.

 

 

 

 


미술동인 두렁

미술동인 두렁은 지난 1982년 10월에 김봉준, 장진영, 이기연, 김주형이 결성했다.

지난 1983년 7월 7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 아현동 소재의 애오개소극장에서 창립예행전을 치루고 자료집 ‘산그림’을 펴낸 미술동인 두렁은 그 다음해 4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열었는데, 길놀이와 열림굿으로 전시의 개막을 알린 바 있다.

또한 지난 1983년 12월엔 ‘미술동인 두렁 판화 달력’(실천문학사)을 펴냈고, 1985년 2월엔 ‘을축년 미술대동잔치’에 참가했으며, 3월에는 내부 조직 재편성을 통해 현장부·조직부·사회부·기획부를 뒀다.

이밖에 지난 1985년 ‘한국미술, 20대의 힘’에 참여했으나 작가는 경찰에 연행 되며 작품은 탈취 당했고, 그해 11월엔 민중미술편집회 이름으로 ‘민중미술’(공동체)를 출간하기도 했다.

미술동인 두렁은 ‘산미술론’을 통해 ‘민속미술에서 순박한 자연성, 역동적 여유, 공격적 웃음, 객관적 자기폭로, 공동적 신명을 몸으로 받고 서구미술에서 현대사회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배우면서 이 양자를 오늘의 민중적 사실성의 기반 위에서 상생적으로 통일시키는 새로운 민족미술로 나아가자’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었다.

 

 

 

 


그림동인 실천



그림동인 실천은 지난 1981년 당시 홍익대 미술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청년 작가들 몇 명이 모인 것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지난 1970년대 미술에 대한 문제점들이 무엇이었는지 토론을 하곤 했는데, 처음엔 이 모임을 두고 ‘의식과 감성’이라고 불렀다.

모임은 일종의 스터디 그룹이었으나, 자신들의 생각을 실제 작품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에 지난 1982년 그동안의 토론 결과를 작품으로 보여주는 ‘의식과 감성’(관훈미술관, 1982년 7월 28일~8월 3일)전을 열었고, 이어 1983년 3월 30일 관훈미술관에서 ‘그림동인 실천’이란 이름으로 창립전을 열었다.

당시 창립회원은 박형식, 손기환, 이규민, 이명준, 이상호, 이섭, 이재영, 조송식이다.

 

 

 

 


시월모임



‘시월모임’의 시작은 지난 1982년 11월 출판문회화관에서 개최한 ‘소묘 11인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중에서 김종례, 김인순, 윤석남이 여성문제를 인식하면서 모임을 준비했다.

지난 1984년 윤석남이 뉴욕에서 1년 간 체류하고 온 뒤 다시 합류했는데 막상 창립을 할 때는 김진숙이 참여하고 김종례는 빠지게 됐다.

이에 ‘시월모임’은 지난 1985년 10월 김인순, 김진숙, 윤석남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전을 개최했다.

지난 1985년 11월 민족미술협의회가 창립되자 시월모임은 그 안에 여성미술분과를 조직했고 김종례는 이 여성미술분과에 합류했다.

1986년 시월모임 2회전의 주제는 ‘半에서 하나로’였는데, 이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여성주의 전시의 효시로 꼽는다.

또한 시월모임은 이화여대 출신의 터 동인과 여성미술연구회를 꾸리고 ‘여성과 현실전’을 기획한 바 있다.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는 지난 1982년 박흥순, 이명복, 이종구, 송창, 전준엽, 천광호, 황재형이 창립했다.

그룹명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는 시간성을 의미하는 ‘임술년’(1982년), 장소성을 의미하는 ‘구만팔천구백구십이’(우리나라의 총면적수치), 그리고 출발의 의미를 지닌 ‘~에서’로 이뤄져 있다.

당시 그들은 그룹명이 “‘지금, 여기서’라는 소박한 발언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 여기서’의 이론적 근거는 비교적 쉽고 간결한데, 그들은 ‘소박한 발언’으로서의 회화적 구현을 위해 “우리가 갖고자 하는 시각은 이 시대의 노출된 현실이거나, 감춰진 진실이다. 그것은 ‘인간’ ‘사물’ 또는 우리들 스스로가 간직해야 할 아픔이며, 종적으로는 역사의식의 성찰, 횡적으로는 공존하는 토양의 형성이다. 우리는 다원적인 이 시대의 모든 산물을 수용하지만, 문화의 오류를 구체적이고 명료한 언어로서 얻고자 하며, 현실에 드러난 불확실한 과도적 상황을 솔직하게 형상화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목판모임 나무



목판모임 나무는 지난 1983년에 결성돼 김한영, 박동윤, 손기환, 윤여걸, 윤진섭, 이상혜, 이상호, 이섭, 정원철 등이 소속돼 있다.

이들의 첫 전시는 관훈미술관에서 개최한 ‘木-九인전’이고, 두 번째 전시는 ‘목판모임 나무 두 번째전’으로 지난 1984년 5월 청년미술관에서 열었다.

전시에서 그들은 “나무 동인 일동은 ‘목판’이라는 공통 매체를 통해 ‘우리’ 판화의 독창적 우월성을 재확인하고, ‘목판화’만이 지닐 수 있는 간결하고 담백한 충격, 단순한 선의 경건한 절박감, 이러한 표현 형태 속에 내재된 원초적 감수성의 풍요로움과 개성적 표현 가능성을 새로이 인식해 ‘우리’ 정서를 표출시킬 하나의 확고부동한 표현 양식으로 정착시켜야 하는 노력의 한 단면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목판모임이 추구하는 것을 밝혀 주목을 받았었다./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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