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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봉사’만큼 아름다운 문화가 또 있을까, 수원의 봉사전도사 이영희

인계동부녀회장 3년 ... 지역사회 공헌 15년 넘어
어린 시절 어려운 이웃 돌본 부모님 영향
뼛속까지 봉사정신... 바라는건, 많은 이들 참여했으면

‘봉사’만큼 아름다운 문화가 또 있을까. 이웃을 위해 작지만 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들은, 지켜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한다.

  

최근 김장나누기 행사를 끝낸, 수원시 인계동부녀회 이영희 회장과의 만남은 그 온도가 더욱 높았다.

  

 

밝은 성격에 정도 많아 보이는 이 회장은 그야말로 뼛속까지 봉사 정신으로 가득찬 사람이었다. 그것도 진심으로 어려운 이웃을 걱정하며 정성을 다해 실천에 옮기고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한 번은 반찬을 만들어 직접 드리러 갔었는데, 어르신이 누워만 있고 거동을 못하시는 거예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반찬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 빌라에 세 가구 정도 됐는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반찬을 만들게 되면 가져다 드리곤 하는데, 바빠서 지속적으로 해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녀의 고운 마음씨와 봉사의 실천은 사실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운 미덕이다.

  

 

“평동에서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렇게 주변의 어려운 분들에게 밥을 해주더라고요. 좋은 일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한테 유전이 됐나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웃음)

  

이 회장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듣고 나니 지금의 그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다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가 가장 바라는 건,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하면 소개를 시켜주기도 하고 그러는데, 대부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인원이야 항상 부족하죠. 무엇보다 봉사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스스로가 행복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내 부모가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뿌듯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 회장이 부녀회장으로 임명돼 활동을 시작한 지는 3년이 됐다. 하지만 일반 회원과 총무로서 활동한 세월까지 합하면 자그마치 15년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있는, 보물 중 보물로 손꼽히는 봉사자다.

  

그만큼 인계동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그녀다. ‘수원의 중심’은 인계동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번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부녀회 회원은 물론 주민들 역시 호응도도 높고, 협조도 잘 해주어 늘 감사하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인계동부녀회는 부회장 고종숙·송미선, 회원 한미순·최선라·박미정·김희자 등으로 구성, 일당백의 활약상을 자랑한다.

  

 

출석률 100%. 행사에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나와 힘을 보태주니, 회원 수가 많은 동네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지 않겠냐며 함박 웃음을 보이는 그녀다.

  

“이번 김장나누기는 예년보다 양이 늘었어요. 그래서 여러 가구에 더 나눠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후원금을 많이 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특히 수원시에서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다 귀농, 제일농산을 운영하는 대표가 저렴하게 배추를 제공해줬는가 하면 인계박스 안 상인회, 수사모(수원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등에서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피죤로타리 회장이기도 한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회원들과 함께 팔달구청 뒤에 있는 연무정급식소에 나가 반찬을 만들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열심히 만든 반찬은 70가구 정도에 배달된다고 한다.

  

“재료를 사가지고 오는 순간부터 3시간 안에 만들어야 되니까 매우 바쁘죠. 더 나눠드리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서 어려울 때가 많아요. 가져다 드리는 것도 일입니다.”

 

요리를 못해도 봉사가 가능하냐고 묻자 이같이 말하며, “원래 하시던 분들이 많아 재료준비 등만 도와줘도 엄청 큰 도움”이라고 강조하는 그녀다.

  

 

이 회장은 다음 주 연무정급식소에서 하루 종일 진행될 김장 담그기 행사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저 동에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솔선수범하는 정도라며,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며 겸연적어 하는 이영희 회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생기면 열일 마다하고 달려가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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