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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 골목상권, 우려가 현실로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활동도 침체기다. 정부도 민간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경제활동 주요지역의 유동인구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경제침체에도 이를 대체하는 활동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체재 기능의 대표적인 곳이 골목상권이다. 송리단길, 용리단길, 연리단길, 행리단길 등이 대표적이다. ○리단길이라고 하는 골목상권은 전국에 30∼40여 개에 달하고 있다. 골목상권은 크게 지역 또는 장소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커뮤니티 기반과 자본의 유입으로 운영되는 특수목적 골목상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골목상권이 심상치 않다. 커뮤니티 기반의 골목상권보다는 특수목적 상권에서 특히 그렇다. 이 현상은 비단 현재가 아니다. 작년 골목상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경리단길에서 이미 나타났다. 경리단길의 문제는 이미 언론이나 방송에서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다.

 

우리 사회를 이루는 모든 것은 생애주기가 있다.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제품, 관광지도 마찬가지다. 골목상권과 유사한 관광지 생애주기는 버틀러(Butler)의 이론이 일반적이다. 시간에 따른 관광객의 변화 등을 기초로 총 6단계(탐색, 참여, 개발, 강화, 정체, 쇠퇴 및 재생단계)를 제시했다. 이를 적용한다면 2009년부터 시작된 이태원의 경리단길은 탐색단계부터 쇠퇴단계까지 10여 년이 소요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상권이 내몰리는 현상)에서 시작됐다. 자본 중심의 상업 공간이 늘면서 임대료는 급상승되었고, 커뮤니티 기반의 기존 상권은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른 커뮤니티 기반의 독특한 문화의 소멸이 주요 원인이었다. 생애주기를 설명하는 많은 변수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인구 유동량과 이와 상관관계가 높은 부동산 거래량이다. 가장 많은 부동산 거래는 쇠퇴단계 이전인 정체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이후에는 확연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에 홍대입구, 신촌, 강남역(강남대로)에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대에서 텅 빈 점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무권리금 매물도 있다. 무권리금 매물은 영업난으로 가게를 접으려는 임차인이 많다는 방증이다. 호황이었던 골목상권이 쇠퇴로 다가가는 것 같다.

 

골목상권은 지역의 정체성에 기반한 감성과 함께한다. 지역색이 사라진 골목상권은 빠른 상태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골목상권을 위해 지역화폐, 간편결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 골목상권의 추가지정 또한 적극적이다. 확장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준비와 커뮤니티 구성원과의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 생애주기의 연장이나 재생계획이 없는 골목상권은 쇠퇴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골목상권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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