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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특집] 세월호 10주기, 경기도교육청의 그날…그리고 미래

참사 당시 현장수습 맡았던 주무관 등 직원 진술
참사 이후 설립된 4.16민주시민교육원 역할 조명
“세월호 참사를 통해 더 나은 교육, 사회 만들 것”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소식에 경기도교육청 직원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진도 팽목항과 안산 단원고로 향했다.

 

이들은 팽목항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돕고 생존자 구조를 지원했다. 단원고에서는 남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불안하지 않게 행정처리 등을 도맡았다.

 

이후 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2021년 1월 4.16민주시민교육원을 설립했다.

 

경기신문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을 지켰던 직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10년이 지난 지금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 4.16민주시민교육원의 역할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 “‘우리 아이들’이기에 해야 할 일이었다” 정민석(가명) 주무관

 

정민석 주무관은 참사 당시 도교육청 제2부교육감 관할기관의 비상 대비업무와 진도 현장지원단 근무조 편성 등 행정업무를 지원했다.

 

정 주무관은 참사 당일 진도로 출발 후 2주 동안 비상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교육청 복귀 후에도 세월호 현장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그가 참사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희생자 가족들과 목포 병원에 다녀온 순간이었다.

 

정 주무관은 2014년 4월 18일 새벽 2시쯤 팽목항에서 수습된 희생자가 목포 병원에 안치됐지만 가족들이 차편이 없어 시신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소식을 듣고 근무조가 아니었음에도 희생자 가족 5명을 태우고 곧바로 목포에 있는 병원으로 출발했다.

 

당시 ‘가족들을 그토록 찾던 자식에게 빨리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과속까지 불사하며 병원에 도착했지만 정작 시신은 해당 가족들의 자녀가 아니었다.

 

정 주무관은 “다시 ‘내 아이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은 가족들과 진도 팽목항으로 돌아가는 길, 그들의 간절함과 절망감이 희망으로 바뀌어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기억난다”며 “오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된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이기에 도교육청이 당연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녀를 잃은 유가족이 욕을 하면 들어주는 역할도 서스럼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정 주무관은 당시 함께 일한 도교육청 직원들에 대해서도 고마움 마음을 드러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불만 없이 근무 명령에 따라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잊히고 있는 것 같아 슬프다”며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위한 노력들이 지속됐으면”, 김동원(가명) 사무관

 

김동원 사무관은 2014년 4월 16일 도교육청 북부청사 총무과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참사 소식을 듣고 신속하게 당시 제2부교육감을 포함한 비상 근무자들과 함께 진도 팽목항으로 출발해 현장 사고수습반을 편성했다.

 

또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서 도교육청 지원 부스를 설치하고 유가족 지원, 학생구조, 신원확인 등을 진행했다.

 

김 사무관은 그때를 회상하며 “현장을 처음 수습할 때는 너무 어처구니없을 만큼 거대한 재난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한 명 한 명의 유해가 수습될 때마다 ‘엄청난 참사가 벌어졌구나. 실제상황이구나’라는 실감이 났다고 한다.

 

김 사무관은 당일 자녀를 잃은 유가족들을 마주하면서 그들의 슬픔과 아픔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직 학생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국의 언론, 내외신 기자, 유가족, 중앙·지방 행정기관 비상근무자, 자원봉사자 등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진도로 모여 도교육청 비상근무자들이 지낼 숙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순간이다.

 

당시 도교육청 비상근무자들은 직원 숙소와 진도체육관 간 이동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그들은 진도체육관과 가까운 ‘진도예술영재교육원’ 건물 회의실 바닥에 스티로폼과 돗자리를 깔고 장기간 숙박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김 사무관은 “다들 화장실에서 샤워와 세면 등을 해결하느라 불편했을 테지만 숙연하게 맡은 바 지원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려 했다”며 동료들에 대한 존중을 드러냈다.

 

그는 참사 이후 학생 안전, 교육가족 안전,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사회 각 분야가 안전이라는 단어를 늘 새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아울러 재난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릴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작동’이라고 강조했다.

 

구조 역량이 있어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에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세월호 영상이 화면에 나오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김 사무관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오랫동안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유일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는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우리의 아픈 역사”라며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모두의 작은 노력들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기억과 공감으로 ‘안전사회’ 만드는 ‘4.16 민주시민교육원’

 

세월호 참사 약 8년 후인 2021년 1월, 경기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생명존중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위해 4.16민주시민교육원(이하 교육원)을 설립했다.

 

현재 교육원에서는 도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및 시민을 대상으로 4.16 참사에 대한 기억과 아픔을 공감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교육과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또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4.16기억저장소’와 2021년 4월 협약을 맺어 4.16 기억교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4.16 기억교실은 세월호 희생자인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했던 교실과 교무실을 그대로 복원한 장소로, 365일 개방돼 시민들은 언제나 참사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해설요원으로 활동해 방문객들은 그들의 해설로 더욱 높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교육원은 앞으로도 안전교육과 4.16기억교실 운영 등에 박차를 가해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아울러 도내 청소년들이 높은 우울감을 보인다는 경기교육연구원 조사에 따라 생명안전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올해 안에 ‘4.16 생명안전교육원’으로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다.

 

교육원 관계자는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참사가 민주시민의 삶과 연결될 수 있도록 공감을 이끌어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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