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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예부터 백두산을 창바이산(長白山)으로 부르며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이어 창바이산공정(長白山工程)에 나선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은 3일 끝난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기념 성화를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했으며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호칭하면서 중국의 산으로 소개하는 책자를 배포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백두산에 비행장, 고속도로, 환상도로 스키장 등을 건설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도모하는 녹색상품이란 명목으로 자연을 파괴하기도 한다.
우리가 고구려사는 물론 동이족의 역사에 소홀한 틈을 타서 중국은 거대한 권력을 바탕으로 공정의 이름으로 역사 재편작업을 서둘러왔다. 중국은 1962년 북한과의 국경조약에 따라 백두산의 54.5%는 중국, 45.5%는 북한 소유로 확정했다. 중국이 자기네 영토에 속한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부르며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해도 이것이 법리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데에 우리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
31일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준우승한 한국팀의 김민정, 전지수, 변천사, 진선유, 정은주 선수 등이 31일 창춘 우후안 체육관에서 열린 시상식장에서 A4용지 7장에 쓴 ‘백두산은 우리 땅’이란 글자를 들어올리는 이른바 ‘백두산 세리머니’를 펼쳤다. 중국 관중들을 분노했으나 한국 관중들은 한 순간 당황하다가 박수를 쳤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1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고, 창춘시청 직원은 선수들과 함께 귀국하던 김정길 한국 올림픽위원장에게 공항까지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가 거대한 중국을 어려워하여 동북공정과 창바이산공정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사이에 여대생과 여고생으로 구성된 빙상선수들이 기습적인 시위를 한 것이다. 세리머니를 한 선수들은 “백두산은 당연히 우리 땅이다.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의 대대적인 창바이산공정과 우리의 기습적인 백두산 세리머니가 대비되면서 남북한 지도자들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자꾸만 헤아려본다.이태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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