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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임 농진청장에 갖는 기대와 우려

 

농촌진흥청이 지난 16일 새 수장을 맞았다. 민승규(49)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이다.

이달로 농진청 출입 5개월을 맞는 기자에게 출입처 최고위직에 관한 인사는 당면한 관심사요 검증 의무다.

현재까지 전해들은 바로는 민 신임 청장은 농업 현장에 충실한 전문가다.

서울 출생인 그는 동국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지난 1995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돈 버는 농업’, ‘농업 CEO 10만 양병설’ 등 농업에 산업을 접목시킨 논리를 설파했다. MB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승승장구해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냈다.

그의 지론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농업은 돈 되는 사업으로 발전가능성이 충분한 개척 분야라는 것이다.

또 농업은 위기니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 생산성이 떨어지면 품질로 승부하고 그것도 아니면 서비스로 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농정 철학이다.

한미 FTA와 관련, 무엇보다도 허약한 체질의 한국 농업에 힘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농업의 산업적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한 그의 농정 철학에서 농가부채와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 등 열악한 농민들의 삶의 문제에 대한 대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큰 우려는 농업에 대한 그의 총체적인 사유와 인식의 틀이 신자유주의와 흡사하다는 점이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농사로 돈 많이 버는 농업인과 농촌이 대접받는 게 효율적이고 올바르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경쟁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느림의 미학과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농촌과는 상극이다.

농촌 공간에서 도시적 산업 효율과 서비스를 강조하는 건 정말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가 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는 이유를 모르는 바 아니다. 문제는 농촌의 현실과 일치할 때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말이다.

이창남<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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