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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전근배"존중과 배려 교육도 혁신 과제로 삼았으면 한다"

 

경기 188만 학생 교육에 투자되는 인적, 물적 예산은 엄청나다. 민주 시민 육성이라는 경기 교육지표와 학교 책임교육이란 기본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왜 경찰이 학교폭력과의 전쟁 선포를 할 지경인가? 사회는 학교 교육이 문제라고 하고 학교는 가정과 사회 교육이 문제라고 한다. 학교교육과 사회 교육이 모두 문제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60~70년대에는 급당 60여명을 담임 1명이 저녁 늦게까지 가르쳤다. 지금은 학생수도 30여명, 담임 수업시간도 줄었다. 교과 전담 교사가 있고, 업무도 교무행정 실무사가 감당하고 있다. 그 옛날엔 담임과 함께 하던 화장실 청소는 물론 복도 청소도 청소 용역이 담당하고, 교문 앞의 주번 활동은 안전 지킴이가, 등굣길 건널목 안전지도는 녹색어머니회가, 학습부진아는 부진아 도우미 강사가, 국, 영, 수, 과학, 음악, 미술, 체육, 교과별 부족함은 방과 후 강사가, 문제아는 상담교사가 건강은 보건 교사가, 급식은 영양 교사가, 과학 교육은 과학실 실무사가 도와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 옛날보다 학력과 인성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했어야 하는데 교내 사건, 사고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니 정말 학교 교육이 어려운가 보다. 학교장 교육 철학인 교훈과 담임의 급훈도 사라졌다. 학생을 위한 가정방문과 학부모 상담도 보기 드물다. 그 땐 교권조례는 없어도 교원은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일기장도 볼 수 있었고 심지어는 주머니 검사도, 가방 검사도 선생님은 할 수 있었다. 지금은 학생 사생활 보호와 인권보호라는 차원에서 그 옛날의 행위는 위법이다. 흉기와 담배가 주머니에 숨겨 있어도 어찌 할 바가 없다.

요즈음 길가, 공원, 주차장, 한적한 곳에서의 학생들 흡연, 음주 모습, 등굣길에서 남녀가 껴안고 있는 모습, 지하철 안에서의 키스 등은 당연한 모습으로 보여지고 있다. 어른들만이 마음 상 할 뿐 모두가 못 본 척 하는 것 같다. 이 모습이 왜 나쁘냐고 물으면 그저 한국의 전통 예절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청소년의 탈선이 계기가 된다고 답해도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타인 존중과 배려 정신의 부족이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한다. 요즈음 교육현장은 변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행정혁신, 제도 혁신, 수업 혁신, 교육과정혁신 일 것이다. 그 많은 혁신 과제 속에 지금 시대상으로 필요한 존중과 배려 교육을 학교 교육 혁신 중점 과제로 하자는 것이다. 왜 필요한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장애인과 학생이 함께 타고 있을 때 누가 먼저 내리는가? 버스 승차 시 허리 굽은 노인이 먼저라는 예의적인 배려의 모습이 있는가? 교실 출입문을 내가 열어도 아이들이 먼저 튀어나온다. 폭력 가·피해자의 부모의 말 싸움, 지하철에서의 소란피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어떤가? 급한 일도 없는데도 교통 신호를 무시하고 내가 먼저 가야 직성이 풀린다. 차선 변경에서도 배려와 양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이 우선인 길에서도 비키라고, 빨리 가라고 경적을 울려댄다. 모두가 내가 먼저라는 인식이 길들여진 버릇 때문 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존중과 배려의 고마움 표시도 부족하다.

성인들까지 식당에서 술잔을 들고 목이 터져라 “위하여”를 외친다. 금연 지역에서도 흡연으로 만끽한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나무라면 명예혜손, 인권침해라는 잣대로 법적인 용어로 따진다. 교사가 학생 몸에 손만 대도 원인행위라는 법적용어로 교사를 폭행한 학생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래서 존중과 배려교육이 꼭 필요한 것이다. 내 자유가 중요하듯이 남의 자유도 중요시하고, 남의 실수도 자신의 실수처럼 감싸 안는 사람, 잘못이 있을 때, ‘너 때문이 아니라 내 탓이야’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 힘들어하는 이의 손을 잡아 용기를 주는 사람, 받은 것들을 기억하기보다는 늘 못다 준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한다. 이젠 청소년들의 존중과 배려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먼 훗날을 내다보며 교육감과 교육장, 학교장, 담임이 바꿔도 존중과 배려 교육은 변함없이 학교, 가정, 사회에서 실현돼야 민주시민 소양교육이 돼 폭력도 사라지고 행복한 세상으로 학교폭력과의 전쟁 선포도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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