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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신한류’와 코리아타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모처럼 하나가 되었다. 486억 원의 출연금을 모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브랜드화하는 ‘신(新)한류’를 창출하고 세계적으로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 분위기를 조성해나간다는 재단법인 ‘미르’를 출범시킨 것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롯데, GS, 한화, KT, LS, 한진, CJ, 금호아시아나, 두산, 대림, 아모레퍼시픽 등 16개 그룹이 참여했는데, 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한류가 한국기업·제품의 해외진출 및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고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기업들도 잘 알고 있다”며 “기업의 개별적인 노력을 넘어 평소 문화융성과 문화의 해외진출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재단을 설립해 문화강국을 실현하고 경제부흥을 도모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히 한국 밖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는 재외동포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신한류’의 구현에 경쟁이 생활 자체인 기업들이 ‘합력’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이면서도 한류가 늦게 확산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자체 문화소비력이 큰 인도, 그리고 우리와 멀리 떨어진 남미와 아프리카는 아직도 한류가 시작단계이다. 그러나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가 지속가능한 ‘문화현상’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생활)문화까지 아우르는 ‘신한류’로 가야함은 확실하다. 재단법인 ‘미르’도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한류를 넘어 음식·의류·화장품·라이프스타일 등 신한류 확산을 통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한류의 확산에 재외동포가 노력하고 기여해온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한민족의 자산이라고 하면서도 재외동포사회와의 협력에 인색하다. 예를 들어, 오사카의 이쿠노 코리아타운은 1930년대 초반부터 ‘조선시장’의 이름으로 오사카를 넘어 관서지방 전체에 한민족의 삶을 알려왔다. 처음에는 마늘냄새가 싫다고 ‘김치’를 혐오하기까지 했던 일본인들이 이제는 김치를 배우기 위해 코리아타운 내 ‘반가식공방’과 ‘연키친’을 찾고 있다. 판소리 등 한국의 전통음악을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달맞이’는 결코 음식만 파는 식당이 아니다. 코리아타운의 재외동포사회가 ‘문화플랫폼’의 역할을 해왔음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연구센터와 ㈔해외한민족연구소는 첫 번째 연구총서로 ‘코리아타운과 축제’(북코리아, 2015)를 출간했다. 미국의 LA(오렌지카운티 포함)와 뉴욕(맨해튼과 플러싱 등), 일본의 오사카와 가와사키와 도쿄, 중국의 심양과 북경·청도·상해, 브라질의 상파울루, 호주의 시드니 코리아타운에서 해마다 개최되고 있는 다양한 한국문화축제를 다루었다. 14명의 필자 가운데 7명이 현지에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이고 국내 필진들도 장기간 현지에서 체류한 바 있다. 최근의 내용까지 담았다. 코리아타운의 축제는 한국문화가 중심이면서도 현지인과 공유하는 다문화, 화합의 축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책머리에 글에서 코리아타운 축제가 해당 코리아타운의 지속적인 도시재생을 가능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지역과 지역민의 삶을 담는 스토리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코리아타운 지식맵(Koreatown Knowledge Map)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어로 ‘평화’ 및 ‘세계’를 뜻하는 말이기도 한 ‘미르’는 용(龍)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재단법인 ‘미르’는 문화로 하나 된 대한민국이 용솟음치기를 바라고 있다. 여기에서 ‘세계 속의 한국’인 지구촌 곳곳의 코리아타운의 중요성이 다시 확인될 수 있다. 실제로 코리아타운 축제는 이미 ‘대한민국의 용솟음’을 웅변하고 있다. 이제 그 콘텐츠를 풍성하게 해서 ‘코리아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나누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한마당을 준비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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