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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떨고있는 금배지

국회의원의 상징 금배지는 사실 금배지가 아니라 은배지다. 99% 은으로 제작하고 미량의 금으로 도금했을 뿐이다. 무게 6g의 은 덩어리, 지름 16㎜에 불과한 3만5천원짜리 배지를 사람들은 왜 그토록 달려고 하는 걸까. 온갖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가면서 까지. 아마 특권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200여 가지가 넘는다. 항공기, 철도, 선박 무료 이용 특전도 있다. 국고 지원으로 연 2회의 해외시찰도 한다. 민방위와 예비군 훈련이 면제되고, 국회 안에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치과, 내과, 한의원, 사우나, 미용실은 가족 까지 공짜다. 골프장 이용시 사실상 회원 대우를 받고 공항귀빈실 이용에 비행기좌석은 최소 1등석이다. 모두가 금배지를 다는 순간 시작된다.

그러나 이같은 특권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면책특권’과 회기 중 동료 의원들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보수역시 그렇다. 한 해 1억3천796만원 세비를 받고 매달 입법 활동비 등으로 1천31만원을 챙긴다. 여기에 연간 646만원 정근수당, 명절휴가비(775만원) 등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초특급 연봉 수준이다.

보좌진 비용도 국가에서 대신 내주는 특권을 누린다. 차량유지비와 유류비는 물론 4급 보좌관 2명(1인당 연봉 6천400만원·이하 각종 수당 제외), 5급 비서관 2명(1인당 연봉 5천500만원), 6급 비서 1명(연봉 3천800만원), 7급 1명(연봉 3천300만원), 9급 1명(연봉 2천500만원), 인턴 2명(연봉 1천440만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 국민이 부러워할 특혜를 받지만 감사는 없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부르는 이유다. 더불어 금배지를 달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도 가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대 총선에서 또 다시 온갖 특권을 누릴 300명의 금배지가 탄생했다. 그중 일부 당선인들이 지금 떨고 있다. 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신분과 권력의 척도인 금배지, 이번엔 누구에게 저주를 내릴까./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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