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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역사 문헌에도 잘 나와 있다. 삼국사기에는 779년 경주지방에 발생한 지진으로 1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이 있으며, 고려사에도 1311년 왕궁이 무너지고 땅이 수 척(尺)이나 갈라졌다고 적혀 있다. 또 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의 지진은 1533건이나 된다. 시기는 15∼18세기에 집중되어 있다. 1565년 9월부터 1566년 1월까지 평안도에선 100여 차례나 지진이 잇달아 발생했다는 내용도 있으며, 1643년 울산 근처에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 기록도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보아 예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사회가 큰 혼란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지진이 무서운 것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예측 중 가장 어려운 게 지진이란 말도 있다. 수십억 년에 걸쳐 형성된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한순간에 변화를 일으켜 분출되는 것을 꼭 집어내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서다. 일부 학자는 지진 예측분야를 지진학에서 아예 제외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측가능성이 너무 낮아 학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제대로 예측된 지진은 10%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은 연간 1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불청객을 예측 못해 속절없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첨단장비를 갖춘 기상청의 지진관측은 1978년부터다. 그리고 지금까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 관측 장비를 개선했지만 아직도 발생 후 측정만 할뿐 예측은 걸음마 수준이다.

예측은 할 수 없지만, 대신 인간이 지진에 대비해 놓은 것은 있다. ‘내진설계’와 ‘지진대응 교육과 캠페인’이 그것이다. 그러나 엊그제 울산에서 발생한 리히터규모 5.0의 지진을 계기로 점검해본 결과, 우리나라의 지진 대비 수준은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는 낙제점이라고 한다. 그동안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내진설계의 기준을 강화하고 실제 지진상황에 대비한 훈련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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