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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한정동의 동시 ‘따오기’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읊었다. ‘동요 따오기’는 여기에 윤극영이 곡을 붙여 태어났다. 그러나 일제는 이 노래가 조선민족의 애환을 읊었다며 금지시켰다. 해방과 더불어 해금돼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됐고, 1960년대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하지만 따오기는 한동안 노랫말처럼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새가 됐었다. 1979년 판문점 근처에서 관측된 것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사실 따오기가 사라진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최다 서식지였던 중국 러시아에서는 물론 ‘따오기’를 길조로 여기던 일본에서조차 멸종위기에 처해 1급 보호조류로 지정받을 정도였다.

지구상에서 사라질 뻔한 따오기가 ‘부활’한 것은 1979년 중국이 전국을 뒤져 찾아낸 7마리의 따오기를 인공번식 등을 통해 대대적 복원사업을 벌인 결과다. 지금은 약 1500마리까지 증식 시켰다. 중국은 희귀새 따오기를 ‘판다’와 함께 외교동물로 곧잘 이용한다. 1998년 장쩌민 주석은 중국의 최고지도자로서 전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따오기 한 쌍을 선물하기도 했다.

따오기가 우리나라에 돌아온 것 역시 비슷한 차원에서였다. 2008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선물했고, 이를 통해 인공부화에도 성공해서다. 물론 그동안 수컷 부족으로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근친교배를 방지하고 유전자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들여와 번식력을 더 높인 결과, 지금은 개체수가 171마리로 늘었다.

지난 4일 경남 창녕 우포늪 복원센터에서 천신만고 끝에 복원한 따오기가 일반에 공개됐다. 우리 땅에서 복원된 천연기념물 제198호가 첫 선을 보인 것이다.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자취를 감춘 지 37년 만의 결실이다. 새로운 감회를 느끼며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게 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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