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자치단상]국정위기를 지방자치로 극복하자

 

 

 

2016년 7월 들어 청와대가 개입하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재벌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대통령의 의사결정이 공식시스템이 아닌 사적 관계에서 이루어졌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가의 운영은 혼란에 빠져 들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불법사항이 있는지에 대한 검찰조사가 진행되었고 특별검사가 임명되어 일련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예고되어 있다. 한편으로 국회는 2016년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여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서울의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잇따른 촛불시위를 통하여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해결을 직접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정의 위기 상황에서 지방자치와 관련한 주목할 만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의 결과로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쟁취한 제도이다.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지방자치의 실시를 주장한 것은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권위와 독재로 얼룩지어진 국정운영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주민들에 의한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4반세기가 지나면서 주민들의 자치의식이 함양되고 주민의 목소리를 정부의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참여의식은 향상되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신념도 더욱 확실해졌다. 또 지방자치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민참여예산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 제도는 기존의 대의제 간접민주주의를 보완하여 주민의 의사를 보다 직접 반영하기 위한 직접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최근의 국정파행에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서 촛불을 들고 질서 정연하게 국민의 의사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하였는데 이것은 직접민주주의가 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모습에서 우리 스스로 매우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주권을 행사하려는 국민들의 행동에서 우리 모두 진일보한 민주주의를 자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시민정신과 민주주의 성숙은 지방자치의 발전과 일맥상통한다. 지방자치가 부활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하고, 지방자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교육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우리 사회는 최근 촛불시위에서 민주주의가 크게 발전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주민들의 촛불시위가 국가운영을 바로잡도록 정치권을 움직였다는 자부심도 얻었다.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은 건강한 지방자치가 국가의 위기마저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부의 권력 독점은 국민을 도외시 하고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작동한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입법, 사업, 행정으로 삼권분립의 국가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삼권분립이 국가 운영의 권한을 수평적으로 배분한 것이라면 지방자치의 실현은 국가운영의 권한과 기능을 수직적으로 분산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지방자치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국정운영의 실종과 난맥가운데에서도 주민들은 기초적인 삶을 지속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가 국가의 위기에서 안전장치의 역할을 한 것이다. 국가 운영의 책임을 분점하면서 중앙정부의 위기로부터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정책과 행정을 분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방자치가 주민생활을 보장,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치열한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을 통하여 국민들이 실현한 것이다. 지방자치의 실시는 국민들의 권리보장과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었다. 국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의지로 시작한 지방자치가 4반세기의 경험을 축적하였고 시민정신도 크게 함양되었다. 특히 주민참여가 확대되었으며 주민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다. 최근의 국정위기와 촛불시위,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과정에 나타난 국민들의 목소리에서 얻은 교훈은 굳건하게 뿌리를 내린 지방자치는 우리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기본적 권리도 신장할 수 있다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