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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헬 조선’ 극복할 대통령을 뽑자

얼마 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 ‘헬조선’이란 말이 등장하더니 지금은 이 뜻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헬조선은 인터넷 신조어로서 지옥이란 헬(Hell)과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조선의 합성어다. 사람살이가 지옥과 같은 한국이란 의미가 되겠다. 노력을 평가 절하하는 ‘노오력’이란 말도 잇다. 기성세대의 현실감 없는 조언이나 충고 등을 비꼬는 말이다. 또 ‘삼포세대’라는 말도 유행하는데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88만원세대’ ‘민달팽이 세대’,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넘은 ‘N포세대’도 있다. 이른바 ‘금수저’가 아닌 이 땅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암울한 상황이다.

장·노년층에게는 자기만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가계와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들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 사회는 ‘개천에서 용이 난다’거나 ‘맨손 신화’는 사라지고 있다. 사회는 서열화되고 있어 노력만으로 주류에 들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사회구조에 청년들은 절망하고 있다. 노력해도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대한 혐오감이 발생하게 되는데, 전기한 ‘헬조선’ 등 신조어는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청년세대의 절망감은 혼인 감소로 나타난다. 몫 돈이 드는 결혼식과 주택구입, 자녀양육과 교육 등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참으로 심각하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1974년 이후 4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2016년 혼인건수는 28만1천600건이었는데 전년 30만2천800건보다 2만1천200건(7.0%)이 감소했음을 볼 수 있다. 지난 1974년 혼인건수가 25만9100건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혼인건수 감소는 경기불황에 따른 청년 실업 증가가 주요인인데 지난해 15~29세 청년실업률은 9.8%나 됐다. 이는 통계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여기에 더해 인구조차 감소하고 있고 젊은이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옛날엔 월세 살아도 결혼하는 사람이 많더니 요즘은 가난하게 살 바엔 혼자 사는 게 낫다는 추세라 어쩔 수 없지’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엔 두 시간여 만에 5천 여 명이 공감을 표했다. 이번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이 땅에서 ‘헬조선’이란 말이 사라질 수 있도록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 국민들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꼼꼼하게 능력과 도덕성, 인품 등을 잘 판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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