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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은 원래 18세기 영국 증권시장에서 미수금을 갚지 못하는 투자자를 일컫던 말이다. 정치권에선 미국의 남북전쟁(1861~1865) 때부터 사용됐다.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집행에 일관성이 없고, 정치력 저하를 초래하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레임덕이 미국의 정치 관용어가 된 것은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패배하는 경우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는 다음해 1월까지의 약 3개월 동안 국정 정체 상태가 빚어지는 현행 선거제도도 한몫하고 있다.

‘브로큰덕’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권력통제 불능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시사용어론 이보다 ‘죽은 오리’라는 뜻의 ‘데드덕’(dead-duck)이란 말이 더 많이 쓰인다. 데드덕은 정치 생명이 끝난 사람, 가망 없는 인사를 뜻한다. 또 실패했거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정책을 의미하기도 한다. 원래 이 말은 19세기에 유행한 ‘죽은 오리에는 밀가루를 낭비하지 말라’는 속담에서 유래됐는데, 최고 권력자에겐 더없이 치욕적인 말이라 해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

레임덕이란 말은 대통령에게만 국한된 정치 용어는 아니다.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 특히 선출직 공무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다만 대통령 임기말기 나타나는 ‘오락가락 정책’과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를 빗댈 때 가장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통령 관련 관용어로 굳어졌을 뿐이다.

바른정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후 경기도청으로 돌아온 남경필 지사의 레임덕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25일 대선 출마 선언 후 63일 만에 복귀 했지만 ‘연정’은 사실상 멈춰 있고, 도의회마저 민주, 한국당이 다수인 현실로 인해 벌써부터 경기도 수장으로서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고 있어서다. 거기에 1년 넘게 남은 내년 지방선거에 ‘남지사의 재선도전’을 저울질하는 공무원들의 눈치 보기도 성행, ‘데드덕’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초한 ‘후유증’, 남 지사가 어떻게 치유할지 궁금하다. 남 지사의 재기는 극복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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