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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권이화

팔레스트리나를 들으며 장례미사가 끝났을 때
천사의 신발과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기대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새들은 백지에서 어떻게 길을 찾을까, 그때
유성이 떨어지는 행간으로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침을 맞으러 나간 새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고요한 새벽길을 달려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는
기도처럼 아름답고

나는 마리아도 없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작은언니는 어디까지 갔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느 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버린 일은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삶은 여행이라고 한다. 어쩌면 죽음도 또 다른 삶이 시작되는 새로운 여행인지 모른다. 그러나 레테의 강을 건너간 사람은 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기에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것이리라. 죽음보다 더 긴 문장은 없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아름다워서 눈물 나는 삶. 오늘을 더 뜨겁게 살아야 하는 이유다. 시인 자신을 부안한 형식이 자리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다. 이러한 시를 만나는 것도 읽는 것도 즐거운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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