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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일본, 어떻게 관광 강국이 되었을까

 

한중일 관광에 많은 변화가 있다.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으로 향했던 한국 관광객은 일본으로 선회했다. 어쨌든 최대 수혜국은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고 일본의 관광객 유치실적은 2016년도는 2천404만 명, 2017년도는 2천869만 명으로 성장하였다. 작년에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쓴 돈이 사창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16년도 1천724만 명, 2017년도 1천333만 명 유치에 그쳤으며, 계속적인 관광수지(tourism balance, 방한 외래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과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관광에서 지출한 금액의 차이) 적자 결과는 일본과 사뭇 비교된다.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은 비교하지 말라 했다. 그러나 일본의 관광산업 성장은 사드배치 같은 외부요인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집중으로 이루어낸 결과다. 비교가 아닌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고 배워야 한다.

첫 번째는 일본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abenomics)이다. 관광과 관련한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엔저(円低)다. 엔화의 평가절하는 해외관광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엔저는 인바운드 국가의 관광에 대한 상대가격(relative price) 생산성을 증대시킨다. 다시 말해 일본의 여행경비가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결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해외관광을 억제시키면서 국내관광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매년 적자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관광수지는 흑자인 이유다.

두 번째는 국가적 관심과 더불어 중앙정부의 강력한 관광산업 육성의지이다. 아베신조 총리는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 핵심사업으로 관광을 내세웠다.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4천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내일의 일본을 지탱할 관광비전 구상회의’와 ‘관광입국추진 각료회의’의 수장으로서 일본관광 진흥정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본 각료회의는 관광정책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보이는 대로 해제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숙박·교통업 등 민간 관광업계가 똘똘 뭉쳐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총리의 관광에 대한 관심과 산업육성의 리더십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지난달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참여인사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세 번째는 철저한 지방분권에 따른 지방정부의 관광차별화다. 일본의 지방에서는 세계적인 커피브랜드인 ○○벅스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방정부의 권한이 막강하여 지역민의 이익과 권익을 위해 대기업 자본의 무분별한 침투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소규모로 가공 제조하는 지역주민의 생계를 방어하고, 지역마다의 독특한 특색을 부각하여 차별화하고 있다. 그 경쟁력을 발판으로 지방 곳곳을 관광의 ‘뉴프런티어’로 삼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방경제도 살리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일본은 일회성 방문이 아닌 지속적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곳곳에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배려와 관심, 오모테나시(‘환대’를 뜻하는 일본어)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에도 기여할 만큼 일본관광의 대표상품이다. 도쿄 대형쇼핑센터 내의 이슬람 지역 관광객을 위한 24시간 예배 공간 준비(여행 중에도 이슬람국가의 예배는 의무화되어 있음), 젓가락질이 서툰 관광객을 위한 뼈 없는 생선구이 세트 준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불편한지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일본 관광업계의 배려와 관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지난해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2천869만 명 유치와 이들이 쓰고 간 약 40조원의 관광수입은 일본정부, 지자체, 관광업계의 절대적인 노력의 산실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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