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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비핵화 넘어 남·북철도와 천연가스관 연결

 

전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종전·비핵화·평화를 향한 ‘4·27 판문점선언’의 위대한 장면을 온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지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64년 9개월 동안 안개에 갇혀 흐릿했던 평화의 미소가 우리 한반도 한민족 앞에 선명히 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기쁨과 감격,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림은 지금부터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다. 남북간에 사회적 인프라가 연결됨으로써 물류비 절감, 수송시간 단축 등 실질적인 경제협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철도·도로 연결은 지난 1982년 우리 정부가 20개 시범사업으로 제의하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 있다. 인적교류가 점(點)적인 것이라면 철도·도로의 연결은 선(線)적 교류로서 교류협력의 획기적 증가와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철도·도로 연결이 북측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북측의 우려가 있겠지만, 넓게는 대륙철도와 연결되어 중국과 시베리아의 자원개발이 용이해지고 한반도가 대륙과 대양을 연결하는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와 대륙철도는 막연한 꿈이 아니다. 지난 1906년 경의선 운행을 시작으로 1927년에는 시베리아를 경유해 아시아, 유럽 각국과 여객 및 화물 운송이 시작됐다. 놀랍게도 광복 이전까지 18년간 부산~서울~평양~신의주~중국~시베리아를 거쳐 유럽 각국과 이미 연결되었던 역사가 있다. 남북철도는 한반도의 ‘동맥’을 넘어 동북아의 ‘돈맥’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해운에 비해 철도는 물류수송에 있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유럽 내륙지역 수송의 경우 26일이 소요되는 해운에 비해 철도는 보름 정도면 충분하다. 10일 이상의 시간 단축은 연간 2억5천만 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매년 2천500억 원 이상의 절감 효과다.

경제적 효용에서 남·북·러 천연가스(PNG)관 연결사업도 마찬가지다. 북·러 국경지역에서 출발한 러시아 천연가스가 원산과 철원 지역을 경유하여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데 매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예멘 등지에서 들여오는 약 500만t 가량의 LNG를 대체하고 경협차관까지 회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체제이다. 러시아도 지난 2007년 한반도종단철도(TKR)사업 논의 때 북한에 잉여 레일 및 침목을 제공하려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에 비춰보면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지하자원도 고려사항이다. 북한 지하자원의 현재 가치는 약 7천조~9천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 철, 우라늄, 마그네사이트 등의 매장량은 세계 1위 수준이며 그밖에 동, 석탄, 석회석, 아연 역시 대한민국 매장량의 수십 배다.

또 남북한이 부담하고 있는 분단비용과 갈등비용,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까지 고려한다면 남북관계개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한반도 경제활성화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낸 일 역시 가득하다.”

희망의 여인, 헬렌 켈러의 말이다.

향후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4자회담, 6자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북미관계, 비핵화가 실현되면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온다. 이미 지난 2005년 말 세계적인 금융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에 한국의 경제력이 G7 국가의 수준에 근접하고 205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남북관계의 개선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비전, 한반도의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아픔’을 딛고 비전으로 미래를 채워 다음 세대에 ‘한반도의 희망’을 물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 ‘지금 이 곳 한반도에서’ 반드시 그려나가야 할 소명이자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한반도라는 그림책의 공동저자들이다. 이번 ‘4·27 판문점선언’ 다음 그림들을 하나하나 세밀히 함께 그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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