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강박사의 시선]선생의 몫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의미는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는 뜻으로 스승과 제자사이를 말한다. 즉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것으로 배움이 넉넉한 스승일지라도 제자를 가르치면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여 제자에게 가르치고 제자 또한 스승의 가르침을 남김없이 받아 성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스승과 제자관계를 일컬어 인간 최대의 만남이라고 했다. 물론 선생이라는 직책 또한 직업으로서의 명확히 정립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자기직업에 진실한 애정과 관심을 지니지 못하고 스승이 스승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할 때 참다운 내적 역할에 도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생애가 순탄하고 평온한 길만이 주어졌다고 지적할 수는 없으니 모름지기 학문을 연구하고 인격을 연마하는 도량에서의 선생과 학생 상호간의 관계는 존경과 신뢰로 이어진 것이 맞다.

사회 제도권 속의 획일적인 교육상황과 압박 속에서도 분명한 신념을 지니고 의연한 교육자로서의 당당한 자세와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 로빈 월리엄스의 ‘죽은 시인의 사회’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불신과 불확실의 세대에 생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해와 순수한 사랑이다.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녀의 사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사랑이란 모든 대상에 대하여 세심하고도 극진한 관심을 보이는 마음의 표현이다. 특히 제자에 대한 스승의 능동적인 배려와 보살핌이 클 때 사랑은 점차 깊어지고 존경심 또한 우러나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는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성희롱 및 폭력에 대한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다. 그동안 사회적 곳곳에서 미투 운동으로 불거진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것들이 위계와, 성인들 사이에 발생된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 또한 한동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얼마 전부터 학교 내 성폭력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백, 스쿨미투가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도 20여 곳의 학교에서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폭로되고 있다. 그저 사회적 병리현상이나 특정 교사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그리 가볍지 않은 사건이 틀림없다.

선생이 제자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못된 언행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되어야 할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할 어린 제자들의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 치유하고, 아물게 할까 걱정스럽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목적은 보다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고 성취해 나가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인격을 수양하고 교양을 높이고 추구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던 우리의 발자국은 그대로 남는다는 엄연한 사실을 항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선생으로서 직업의 길에 뛰어 들었으면 그 몫에 따른 발자국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은 선생 된 사람의 인격과 됨됨이를 인정하고, 존중의 표현이라 여겨진다.

산업화 그리고 정보화에 따라 시대가 많이 변했다. 하지만 역할과 그 몫에 대한 것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 자신들의 성적 탐욕과 못된 습관으로 인해 어린 제자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행위에 대하여 용서도 안 되거니와 우리 사회가 묵과해서도 안 된다. 아울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선생 된 우리는 개체적인 삶과 연대자로서 자신의 옳은 명예와 존재적 의미와 더불어 공동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하여 책임질 줄 아는 진정한 용기는 선생 된 자의 도리임을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제 간의 관계는 신뢰성 회복에 있다. 신뢰성의 회복은 스스로 주어진 일에 애씀의 땀과 수고의 눈물을 흘릴 때 비로소 부여되는 결과로 사랑과 이해와 용서를 필요로 한다. 삶의 흔적이란 모래 위에 바람을 심듯 조심스럽게 쓴 기록으로 신 앞에 드리는 인간의 간절한 고백이어야 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