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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현금절도 수사하다 1천억대 도박사이트 일당 적발

檢, 7천만원 훔친 피의자 조사과정
뜻밖 ‘범죄수익금’ 진술 확보
피해자, 피의자 전환 수사 확대

운영자 수배·내연녀 등 2명 구속
자금세탁 가상화폐 등 49억 환수

해외에 서버를 두고 총 도박자금 1천억원 상당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얻은 범죄이익을 가상화폐를 통해 세탁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지인 집에서 수천만원의 현금 뭉치를 훔친 절도범의 수사과정에서 피해 금액이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이라는 점을 확인한 검찰이 피해자를 피의자로 전환, 강제수사를 진행하면서 밝혀졌다.

수원지검 인권·지식재산범죄전담부(김욱준 부장검사)는 도박공간 개설 등의 혐의로 A(40)씨를 기소 중지하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 했다고 9일 밝혔다.

또 그가 얻은 범죄이익을 건네 받아 자금을 세탁한 A씨의 내연녀 B(36) 씨와 동서 C(34)씨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필리핀 호텔 카지노를 생중계하는 방식의 속칭 ‘아바타 카지노’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천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입금받은 혐의다.

B씨와 C씨는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 8억여원과 22억3천여만원을 각각 A씨로부터 수수해 국내 조직원 및 투자자에게 분배하고,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혐의다.

이번 사건 수사는 화성 동탄에서 발생한 단순 절도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B씨와 언니·동생 사이인 D(33)씨는 지난해 8월 B씨 집에서 지내다 7천8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D씨는 이 돈이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이라는 점을 알고 훔쳐도 신고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지만, B씨는 절도 피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경찰에 붙잡힌 D씨를 송치받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훔친 돈이 도박사이트 범죄수익이라는 진술을 확보, B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B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A씨의 도박사이트 운영 공범에 대한 수익배분표, 범죄수익금 입금 통장, 수천만원의 현금 뭉치 등을 확인해 수사한 끝에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B씨와 C씨는 A씨로부터 받은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자금세탁과 함께 원금의 2~3배에 달하는 거액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의 도박사이트에 입금된 자금 1천억원 중 360억원 상당이 서울과 경기남부 등 여러 곳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점으로 미뤄 자금세탁 공범이 더 있으리라 보고 지속 수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검찰은 현금으로 인출한 범죄수익금 일부인 48억 9천여만원 상당의 부동산, 예금채권, 가상화폐, 자동차, 명품백 등을 추징보전 조처했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절도로 시작한 이번 사건 수사로, 수차례 세탁과정을 거친 돈의 흐름을 추적해 범죄수익을 환수해 실질적으로 범행 동기를 차단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A씨 의뢰를 받아 불법환전을 한 환전업자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고, 또 다른 자금세탁책 2명을 기소중지, 4명을 참고인 중지했다.

/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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