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낡고 찢어지고 불에 타는 등 2조2천724억원이 휴지조각이 됐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중 손상화계 폐기 및 교환 규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억5천만장(2조2천724억원)의 손상화폐가 폐기됐다. 지난해 하반기(2조2천399억원)보다 13.2% 늘었다.
최근 3년간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꾸준히 늘었다. 2016년 3조1천142억원에서 지난해 4조2천613억원까지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손상된 화폐를 모두 새 화폐로 대체하는 비용만 483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휴지조각이 된 손상화폐 대부분은 지폐다. 2조2천712억원(3만3천만장)에 달한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1억8천만장)이 5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천원권(1억3천만장) 39.3%, 5천원권(2천만장) 5.4%, 5만원권(1천만장) 1.6%를 차지했다.
사람의 손을 타며 망가진 돈도 상태에 따라 한국은행에서 멀쩡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일반인이 한국은해에서 교환한 손상화폐는 36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30억5천만원)보다 18.9% 증가했다.
새 돈으로 바꾼 손상화폐는 지폐보다는 동전이 많았다. 주화 교환액은 23억3천만원이었다. 은행권 교환액은 12억9천만원(2천668건)이며, 손상으로 교체된 지폐는 5만원권(10억4천만원)이 전체 교환액의 80.1%에 달했다.
화폐가 손상된 가장 많은 이유는 장판 밑 눌림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이었다. 전체 교환액의 39.5%에 해당하는 1천54건이 이같은 이유로 손상됐다. 또 불에 타거나(21.4%)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39.1%)한 경우도 있었다.
손상 화폐는 액면가만큼 다 돌려받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에 교확을 의뢰한 손상은행권 액면가는 14억2천만원이었지만 실제로는 91.3%인 수준인 12억9천만원만 돌려받았다. 화폐 상태에 따라 액면가의 절반만 인정되거나 무효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 일부나 전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크기와 비교해 남은 면적이 75% 이상이면 액면액의 전액을, 40% 이상~75% 미만이면 그 절반만 인정해 새 돈으로 바꿔주고 있다.
불에 탄 지폐는 재가 지폐에서 떨어지지 않고 지폐 원래 모양을 유지하고 있으면 재까지 지폐 면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최대한 원래 모양을 유지하도록 상자·용기, 보관된 채로 한국은행 본부·각 지역본부로 운반해야 교환할 수 있다.
/이주철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