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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독불장군(獨不將軍)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연날리기 대회에 갔다. 가서 보니 하늘 가득 연들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를 본 아이는 아버지를 졸랐다.

“아빠, 나도 연을 날리고 싶어”

“날릴 수 있겠니?”

“응. 날릴 수 있어. 사 줘”

하도 아들이 보채기에 아버지는 가게에 가서 연과 실타래를 샀다. 아이는 좋아라 하늘로 연을 날렸다. 연은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아이는 더 높이 자신의 연을 올라가게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다른 연이 자꾸만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아이는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아빠, 다른 연들 땜에 내 연이 더 올라갈 수가 없어”

“그야 할 수 없지”

“아냐. 실타래에서 연줄을 끊어 버리면 내 연은 한도 끝도 없이 오를 거야”

“그럼 안 되지”

“아니야. 실타래에서 끊어 줄 거야”

아이는 정말 실타래에 감긴 연줄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연은 더 위로 날아올랐다. 아이는 좋아서 손뼉을 쳤다. 그것도 잠시였다. 끝없이 날아오를 줄 알았던 연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을 치더니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연은 끝내 남의 집 지붕 위에 가서 처박혔다. 실망한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며 아버지한테 물었다.

“아빠? 연줄을 끊었는데 왜 저렇게 처박히는 거야?”

아버지가 말했다.

“연은 네가 쥐고 있는 실타래의 조정을 받으며 하늘로 오르는 거야. 네가 줄을 끊어 버리면 연은 방향을 조절할 수가 없어. 연은 제 힘으로 오르는 게 아니란다”

여러분의 인생도 마찬가집니다. 여러분은 제 힘으로 오늘의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닙니다. 비록 자수성가(自手成家)했다지만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비록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낳아 주시고 길러 주셨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앞서 나가 일했습니다. 대학을 나온 것도 혼자 힘으로 나온 게 아닙니다. 부모 형제의 희생이 있었고 사회가 우리를 도와주셨습니다.

지금 이만큼 사는 것도 오직 내가 잘 났기 때문일까요?

월급을 주는 직장이 있었고, 주위 동료의 격려가 있었고, 또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쉼터가 생긴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사람을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인연으로 평생을 살아간다면 그보다 더 값진 일이 없다고 봅니다.

남을 배려하고 가슴 넉넉한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동양에서 최고의 부를 가진 기업가가 있습니다. 지독하리만큼 절약 정신이 철저하지만, 그 절약한 돈으로 아시아에서 제일 기부를 많이 한다니 가히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아닌지요. 첫 출발은 세탁소 점원으로 시작해서 엄청난 부를 안고 살지만, 그는 언제나 세탁소 점원으로 일하게 해준 것에 감사하고 떳떳하게 여기며 현재 최고의 부자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살이 하나하나가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못 난 사람은 못난 대로 하늘은 우리에게 상생할 수 있는 가치와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결코, 연줄이 끊어진 바람 속의 연이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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