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칼럼]현대 시민사회와 옴부즈만 제도의 역할
[경기칼럼]현대 시민사회와 옴부즈만 제도의 역할
  • 경기신문
  • 승인 2019.10.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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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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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을지대학교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김경우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옴부즈만(ombudsman) 제도는 여러 기능이 있을 수 있으나 행정권의 확대·다양화 및 재량권 증가에 따른 권리 보호의 불충분에 대하여 의회의 개입을 통한 행정 구제 제도의 결함을 보완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보호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주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행정 옴부즈만제도는 현대 행정국가화 현상의 심화에 대응한 행정 통제와 국민권리 보호 차원에서 도입됐다. 최초의 옴부즈만 제도는 1809년 스웨덴에서 시작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제도’로 시행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행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자 이에 대한 통제와 국민의 권리구제 차원에서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돼 있다.

옴부즈만 제도는 세 가지의 성향을 보유하게 되는데, 이는 시민사회의 옴부즈만이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첫째, 옴부즈만 제도는 정부의 잘못을 정부 스스로 시정하는 하나의 제도로서 시민 위주 성향을 갖는다. 인간은 누구나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감정의 지배를 받으므로 인식과 판단에서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올바르고 좋은 의견을 제시하면 반대하거나 화를 내다가도 잘못을 깨닫고 그 의견을 따른다. 또 어떤 사람은 계속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다 잘못된 의사결정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올바르고 좋은 의견에 대한 최초 반응이 나쁘더라도 최종적으로 그 의견을 수용하면 된다.

지난달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의 맞불 성격으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불과 닷새를 사이에 두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광화문과 서초동에 모여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양분돼 있는 사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정부나 시민 그리고 정당과 정당이 말 그대로 난장판이 아니라 스스로 집회를 통해 시정하는 하나의 제도로서 스스로 자정하고 반성하는 시민사회 위주의 성향을 보여 줘야 한다.

둘째, 옴부즈만은 자료의 요구 및 조사권이 가장 중요한 권한이다. 직접적이고 강제적인 해결수단을 부여받지 못하기 때문에, ‘물지 못하고 짓기만 하는 강아지’(a dog without teeth)로 비유되고 있다. 자료요구와 조사권이 제도권 안에서 철저히 보장되지 않으면, 옴부즈만의 활동은 불가능하다. 시민단체 또는 외부전문가가 해당 기관의 주요사업과 부패 취약분야에 대한 청렴성, 투명성 제고를 위해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을 제안토록 하는 외부 통제 시스템의 조사 요구권이 보장돼야 한다. 국정감사 때 의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자료를 요구, 행정마비 현상이 오고 있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 차원에서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이 일견 타당성이 있으나 동시에 행정권에 대한 국민피해 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옴부즈만제도의 조사를 통해서 행정이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실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행정이 되어야만 하는 인식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언론과 선거를 통한 사회정치적 영향의 행사이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옴부즈만의 조사결과를 언론에 공시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정치와 언론에서 자유로워 진다는 것은 공수처와 함께 비리나 부패한 언론과 정치인들에 대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있고 그것이 공시제도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옴부즈맨은 검찰과 언론 정치인들도 시민들이 요구하는 그런 수준에 맞는 탄력적인 조직들로 점점 바뀌게 될 것이고 기회주의자들은 퇴출될 것이다.

부단한 사회적 통합의 결과로 공감대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나 결국 핵심은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에 의해 한 국가의 정체가 형성된다는 사실에서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통해서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옴부즈만의 기능이 작동하여야 한다.

그래서 시민의 목소리로 권고를 받은 기관은 옴부즈만의 권고에 따라 시정되어야 하는 시민의 옴부즈만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옴부즈만 제도가 확고히 자리잡지 못한 나라에서 옴부즈만 개념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옴부즈만의 가치가 국민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고, 국가기관 내부에서도 옴부즈만의 개념과 가치를 공유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행정 옴부즈만제도 못지 않게 검찰과 언론, 정당과 정당, 정당과 시민단체에 대한 현대 옴부즈만의 기능이 시민사회의 목소리로 교차적으로 작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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