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총선에 임하는 유권자의 자세

 

 

 

정치란 권력적 현상이다. 권력이란 타인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여기서 대상이 되는 타인의 의지는 중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란 무서운 존재다. 그런데 그런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선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거에서 이겨야만 권력을 유지하거나, 권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치세력은 국민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정치집단은 “국민”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고,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이런 증상은 특히 심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정치권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란 선의 구현 수단도 아니고, 특정 정치 집단이 절대 선을 구현하는 존재도 아니다. 즉, 정치는 그냥 권력적 현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특정 정치집단이 자신에게 손해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만 봐도 이런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만일 정치인이나 정치집단이 절대 선(善) 혹은 일반 선(善)을 구현하는 존재라면, 아마도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결코 없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에서도 정치의 근본 원리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외국의 정치가 우리의 정치와 좀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정치 행위의 적나라함이 우리 정치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외국의 정치는 룰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규칙에 대한 인식이 외국에 비해 희박해서, 정치라는 이름의 권력 투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형의 차이일 뿐이다. 이렇듯 정치적 근본은 외국이나 우리나 똑같지만, 외국의 유권자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와는 상이하다. 외국 유권자들은 정치를 권력 현상으로 파악하고, 그래서 정치인이나 정당들을 믿을 수 없는 존재로 파악하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이런 점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분열 구도로 몰아가는데 일조한다. 즉, 내가 좋아하거나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선을 구현하려고 그렇게 애쓰는데, 상대는 방해만 하고 있다는 식의 정치적 사고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럴 경우, 사회는 양분된다. 평소에는 양분되더라도 그 부작용이 그렇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사회적 분열양상이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자세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상황은 매우 위중하다. 코로나 19 때문에 생존이 위협받고 있고,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때문에 불거진 경제 위기가 경제 공황 상태로 전개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유권자들은 좀 더 영리해 질 필요가 있다. 우리 편은 무조건 선이고 상대편은 무조건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정치인과 정치를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용”이라는 단어는, 정치인이 권력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그런 욕구를 우리의 이익을 위해 잘 이용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정치인에게 끌려가지 말고, 정치인들을 잘 “훈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똑똑히 보여줘, 앞으로 그런 일들을 하지 못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정치는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들의 말을 잘 듣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특히 그런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의 안정적 생존권 확보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올바른 시민의식이란 우리 유권자들의 이익의 공통분모를 끄집어내서, 이의 충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대한민국의 장기적 미래를 위해, 현재 우리는 우리의 현명함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야 한다. 인생은, 현명함으로 사는 것이지 똑똑함으로 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할 때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