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
/김규은
산사나무 가지에
새 한 마리 내려 앉는다
흔들리는 가지 햇 가지였나
뼛속을 비워낸
저 작은 새의 무게 때문이 아닐 것이다
대기를 가르며 내려앉는 탈력 때문일 것이다
새가 날개를 지탱하는 것은
뼛속을 비워 가벼워지는 일이다
가지가 꺾이지 않는 까닭은
적은 무게에도 무거운 듯
천연스레 반동하는 일인가 보다.
■ 김규은 1941년 전북 부안 출생. 1991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집 <냉과리의 노래> 등을 펴냈다.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미래시시인회 회장, KBS 아나운서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