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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미니 제1야당이 해야할 일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두 당의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들 신임 원내대표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 역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짐의 무게는 소속 정당의 크기와 반비례할 것 같다. 즉, 정당의 크기가 크면 짊어질 짐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정당의 크기가 작으면 짐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울 것이라는 말이다. 여당이 하고 싶은 일은 비교적 “손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야당이 이를 막기란 상당히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례하는 것도 있다. 그것은 책임의 무게다. 정당의 규모가 클수록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라는 말이다. 먼저 이들 신임 원내대표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생각해 보자. 민주당의 경우,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경제 관련 사안일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경제위기가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도 않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속도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증가속도를 보자. 지난 5월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천933억 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34.6% 급증했다. 한 달 구직급여 지급액으로만 보더라도 역대 최대 규모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구직급여 지급액수가 2월부터 매달 경신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기록 경신에는 신규 신청자 증가했다는 점 말고도, 구직급여 지급액이 인상 됐다는 점과 지급 기간이 확대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수치가 보여주는 의미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고용보험 가입에 따른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층이 많아졌음을 의미하고, 그만큼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지금 여당은 경제 관련 이슈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여야 간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의 입장에서는 재정 건전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여당이 원하는 법안이나 일들에 야당이 제동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당은 “수(數)의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박지원 의원이, 여당이 사실상 전지전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통합당은 바로 이런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수적으로 절대 열세인 통합당이 취할 수 있는 저항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른바 “동물 국회”식으로 저항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번 패스트트랙 정국처럼 물리적으로 여당의 정치 행위를 막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여론의 지지를 받기도 힘들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도 힘들 것이다. 또 하나의 방식은 여당이 대응할 수 없을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해 여론의 지지와 관심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전문성을 강조하고 과시하는 것만으로는 여론의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경제 분야에서 전문성만을 과시할 경우, 일반 유권자들의 정서와 유리되기 때문인데, 왜냐하면 경제 관련 문제는 알아듣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성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일반 유권자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듯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쉽게 풀어서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은,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다. 선거 때 등장하는 정당의 슬로건이 가장 중요한 사례다.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려 든다면 이는 실패한 정치다. 정치 슬로건이 간단명료하면서도 쉬워야 하는 이유다. 결국 이런 정치적 능력이 야당의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에서도 반영돼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 이외에도 정치적 경험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현재 통합당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던져 준다. 통합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대위 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느냐의 논란도, 바로 당면한 상황에 대한 돌파 전략을 중심으로 논의 돼야 하기 때문이다. 비대위로 가든 아니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든, 최소한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에서는 경제적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가짐과 동시에 정치 경력이 많은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수적으로 절대적 우위인 여당을 상대하게 해야 한다. 지금 통합당의 논란은 현재 상황에서의 주요 모순이 무엇인가, 그리고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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