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7~8월 전국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는 ‘고립 청년’을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거나 요청하기 어려운 청년’이라고 정의한다. ‘은둔 청년’은 ‘방이나 집 등 제한된 장소에 머물면서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 및 교류가 거의 없는 청년’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54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내에도 19~34세 청년 인구 278만 명의 5%인 13만 9000 명이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다. 경기연..
세계는 인공지능 AI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대결이 있었고 알파고가 4 대 1로 승리하였다. 바둑은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자부하던 분야였지만 인간이 기계에 두서너 점 접바둑을 두어야 할 정도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제 AI가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ChatGPT 등 그림을 그려주거나 글을 쓰거나 번역을 해주는 거의 만능인 생성형 AI가 생겨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생활이 편리해질 수 있고 경제 생산성이 높아져 세계적으로 GDP를 7% 올려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인류가 불평등과 빈곤에 시달릴 부정적 측면도 있다. 골드만 삭스의 경제학자인 조셉 브릭스와 데베쉬 코드나니는 생성형 AI로 미국에서 3억 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았다. AI가 세계적으로 앞으로 3년 안에 노동자의 30%를 대체할 것이라든지, 2030년경 세계적으로 8억 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세계적인 유명기업들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AI로 대체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논쟁들이 있었다. 1811년 무렵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 파괴 운동이었다. 프랑스 경제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알방 드 빌뇌브바르즈몽 자작은 1837년 저술한 책에서 영국에서 기계가 2억 명의 노동력을 대체했고 프랑스에서는 300만 명의 노동력을 대체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기계가 일부 일자리를 대체했으나 다른 일자리들도 많이 생겨 여전히 먹고 살 수는 있었다. 게다가 이삭줍기를 할 수 있어 빈민들은 끼니를 때울 수는 있었다. 토지소유자들은 이삭줍기가 금지되고 일반노동자나 빈민계층은 이삭줍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에서 인구의 약 20%가 빈민들이었다. 영국의 경우 이삭줍기는 일반 노동자 가정 소득의 6~9.5%를 차지하였다. AI 시대는 과거와는 아주 다르다. 일자리 창출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며 대부분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들에서조차 빈민이나 노숙자들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2022년 EU에서 9,530만 명이 빈곤위험(AROPE: at-risk-of poverty) 인구이며 EU 인구의 21.6%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도 힘든데 본격적으로 AI 시대에 들어서면 일자리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굶어 죽게 될지도 모른다. AI 시대가 너무 빨리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인들이나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은 최저임금 등의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 기본소득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AI에 밀린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월부터 도입된다는 늘봄학교를 두고 논란이 많다. 매일 같이 기사가 쏟아져나오는 중이고,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도 늘봄 학교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편이다. 사실 논란이 많은 건 실무를 진행해야 하는 학교 현장뿐이다. 학부모들의 여론은 매우 좋다. 다음달부터 일해야 하는 학교 근무자들 빼놓고는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늘봄학교의 컨셉 자체는 학부모들이 아주 좋아할 만하다.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이를 학교에서 돌봐준다는 발상 자체가 획기적이지 않은가. 출퇴근 시간에 지장 받지 않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아이가 저녁까지 학교에 있는 동안 교육 프로그램을 넣어준다고 하는데 심지어 공짜다. 여론조사에서 학부모 찬성률이 80%가 넘는 이유가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제도가..
경기도가 의료 취약지역인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같은 지방자치단체 관할지역에 살면서도 단지 지역적 이유로 인해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차별을 받는 것은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중앙·지방정부가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는 일은 으뜸 사명이다. 기왕에 새로운 공공의료원이 설립되는 만큼 첨단의 시설과 시스템을 갖춘 미래형 신개념 의료원으로 건립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2023년 6월부터 보건·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경기 동북부 의료체계 개선 위원회’를 통해 공공의료원 설립 방향을 논의해 온 경기도는 논의내용을 기반으로 한 ‘혁신형 공공병원 모델 개발 연구용역’을 2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다. 5월부터 7월까지 의정부·동두천·양주·연천·남양주·구리·..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첫 회의에서 이윤영 의원은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다. “우리 조선독립과 함께 남북통일을 주시옵고, 또한 민생의 복락과 아울러 세계평화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은 통일된 정부를 수립하지 못하는 것을 참회하면서 민족의 통일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79년이 지난 오늘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하나는 미군정기에 있던 신탁통치론과 다른 것은 제1공화국의 농지개혁이다. 미군정기 3년은 대한민국의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모색 과정이었다. 연합국은 1945년 2월 ‘얄타회담’과 12월에 ‘모스크바삼상회의’에서 한국의 신탁통치를 결정하였다.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하여 북한에는 소련군이 진주했고 남한에는 미군이 주둔하였다. 미·소공동위원회가 한반도의 신탁통치를 논의 하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모든 소송은 누구 보여주려고 하는 소송이다.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 변호사는 고객을 위해 열심히 싸워야 할 뿐 아니라 열심히 싸우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소송은 극이고, 법정은 극장이며, 고객은 관객이다. 모든 극은 관객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고 모든 소송도 누구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재작년 미국 순방에서 “XXX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발언을 MBC가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외교부의 정정보도 요구는 언론조정신청으로 시작했으나 조정은 결렬되었다. 정정보도 청구의 소가 법원에서 1년 넘게 계속되다 올해 1월 12일 1심 판결이 선고되었다. 대통령이 “바이든은 쪽팔려서”라고 한 사실이 없으므로 MBC의 보도는 허위보도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MBC가 항소했으니, 소송은 계속될 것이다. 이 판결이 형사고발과 압수수색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언론탄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있다. 보도 내용이 허위로 판단되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해당성이 인정되었으니, 수사와 기소가 이어지리라는 전망도 있다. 이 판결이 입증책임 전환의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보도 내용을 허위라고 판단하고 있으면서 진실이 무엇인지는 확정하지 않고 있으니 판결이 애초에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있다. 판결문을 읽었으나 옳고 그름을 섣불리 판단하지는 못하겠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판결문도 기록을 보고 나면 곡절은 있다. 막힘없이 명쾌하던 판결문도 기록을 보고 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기도 한다. 다만 나는 외교부와 MBC가 1년 넘게 끌어온 이 소송이 도대체 누구 보여주려고 계속되어 온 소송인가 이것이 궁금하다. 모든 소송은 누구 보여주려고 하는 소송이니 이 소송도 누구 보여주려고 해 온 소송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소송은 후발주자들에 추격당하면서 외화벌이에 분투하는 수출 대기업들 보라고 하는 소송은 아니다.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밤낮없이 투쟁하는 노조들 보라고 하는 소송도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의 결과 문닫게 되지 않을까 근심하는 소기업들 보라고 하는 소송도 아니다. ‘체험 재해의 현장’에 울타리 없이 내던져진 비정규직 노동자들, 하청 노동자들 보라고 하는 소송도 아니다. 그 위험한 일자리조차 아쉬운 실직자들과 구직자들과 구직 포기자들 보라고 하는 소송도 아니다. 이 소송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느라 바쁜 국민들 보라고 하는 소송은 아니다.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의 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수가(酬價) 결정 방식을 개혁하기로 했다. 또 공공정책수가를 도입, 진료량보다 의료 질과 성과에 따라 달리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도 추진된다. 보험수가 개선은 필수의료 충족을 위한 필연적 대안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주장돼온 대표적 해결방안이다. 공정한 의료혜택·건보재정 건실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대수술’이 신속히 성공적으로 집행되기를 기대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국내 건보 지불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보완해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찰·검사·처치 등 개별 의료행위별로 수가를 매겨 지급하는 방식이다. 건보가 매년 병·의원, 약국 등 유형별로 협상해 결정..
내 고향은 시골 농촌이다. 덕분에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서적으로 복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0여 가구 마을 사람들은 한국전쟁 때 모든 집과 살림이 불태워진 잿더미 위에서 다시 집을 짓고 살아낸 조상들이었다. 그래도 동산에 달이 뜨면 소쩍새는 구슬프게 울어주었고, 낮에는 넓은 밭 위로 종달새가 소리 높이 울며 하늘로 치솟았다. 정지용의 ‘향수’에 나타나듯 ‘넓은 벌 동쪽 끝으로 구림천이 휘돌아 나가 섬진강’으로 이어졌다. 그런 자연환경 속에서 경쟁을 모르고 시기 질투 없이 먹고사는 일만을 운명으로 알고 살았다. 반면, 문화적 삶과 문명의 정보는 한없이 뒤졌다. 하고 싶은 공부도 못했고 가고 싶은 학교에도 진학할 수 없었다. 청소년 시절 ‘수확한 촌놈’이라고 무시당하기도 했다. 운명적으로 재탄생을 생각하고 어느..
2024년 벽두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우선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이 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면담하고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회담 뒤 라브로프는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조치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부인치 않았다. 최선희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정식으로 초청했고 긍정적 답을 얻었다. 예견된 바이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급격한 강화가 불안하다. 이를 감지한 탓인지 1월 25일에는 중국의 쑨웨이둥 부부장(차관)이 급히 북한을 방문했다. 북중 수교 75주년 준비라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우려와 북한 달래기가 아닌가 싶다. 미국과 중국의 회담도 있었다. 1월 26일과 27일 양일간에 걸쳐서 태국 방콕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회동했다. 형식은 지난해 11월 미·중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지만 내용은 대만 선거결과를 두고 향후 중국식 평화통일을 지지해 달라는 중국의 요구와 북한 도발 예방을 위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촉구라는 미국의 요구가 주요의제였다. 가장 활발하게 외교활동을 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낮은 지지율이지만 외교관 출신답게 외교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시다 정권이다. 가미카와 요코 외상은 1월 5일부터 18일까지 북유럽과 동유럽을 거쳐서 미국으로 들어갔다. 최종 목적지가 미국인 이유는 4월의 미일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예사롭지 않다. 북유럽과 동유럽에서는 일본의 나토(NATO) 지원을 공언함으로써 러시아 제재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미국의 환심을 사고 있지만, 속셈은 네덜란드의 국제사법재판소에 있었다. 가미카와 외상은 유럽 순방 중 네덜란드에서 국제사법재판소의 관할관을 인정하는 국가를 늘리자고 제의했다. 관할권이란 국제법의 지배를 인정하자는 것으로 특히 영토 분쟁 중인 국가가 관할권을 인정하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을 수용한다. 즉, 실질적으로 영토를 지배하는 나라는 누가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관할권을 인정하면 반드시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야 한다. 가미카와 외상이 연일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외치는 이유는 고도의 준비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4월 미일정상회담에서는 동해 표기처럼 독도문제가 거론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의 4강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건만, 더욱이 한반도 전쟁위기론까지 나오는 판국에 우리는 없다. 러시아는 우리에 강력 경고하고, 미·중·일 어느 나라도 한국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우리 의사가 이렇게 철저히 무시되어도 되는가, 더욱이 북한은 이제부터 남북은 민족관념이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작년의 그 활발한 외교는 말의 성찬(盛饌)이었던가. 설마 우리만 왕따?
우리나라 농촌이 농가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촌 인구가 감소하는데다가 고령화 등으로 인해 농사지을 사람이 귀하다. 이에 경기도가 올해 농업인력 지원사업에 60억6000만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인력풀 모집·배치,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와 교육·관리 지원을 담당할 광역형 농촌인력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안성·평택·양평·파주·화성·포천·연천·김포·여주·용인 등 10개 시군에 농촌인력중개센터와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이 가운데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은 농협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외국인근로자 숙소를 건립해 공동숙식을 제공하며 농작업 대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농번기 일손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5년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시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