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지배하는자 ‘돈’에 지배당하는자

2012.05.15 16:26:32 19면

부 통해 권력 손에 쥔 최상류층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이면 표현
자본주의 폐부 노골적 비판
감독 특유의 에로티시즘 눈길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돈에 중독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김효진)’. 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그들의 얽히고 설킨 권력, 욕정, 집착의 관계들이 있다.

돈의 맛 / 17일 개봉

17일 개봉하는 영화 ‘돈의 맛’은 모두가 궁금했던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모습을 공개한다. 그 동안 우리는 TV와 영화를 통해 재벌 가를 둘러싼 수많은 권력 다툼, 사랑 싸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보아왔다.

그 만큼 한국 사회에서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돈은 제1의 화두이고, 영화는 그 화두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돈의 맛’이 이전 작품들과 다른 점은 재벌들의 화려한 외면이 아닌 썩은 속내를 드러내어 이야기하고, 그것을 통해 자본주의 한국사회의 폐부를 향해 노골적으로 냉소를 보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름답고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가면을 벗긴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돈=권력’인 한국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통해 최고의 권력을 손에 쥔 백씨 집안 사람들. 소위 대한민국 최상류층이라 불리는 재벌 가 인물들의 화려한 외피 속에 숨겨져 있는 더러운 욕망들이 ‘돈의 맛’에서 임상수 감독 특유의 에로티시즘으로 묘사된다.

돈의 맛에 빠져 스스로 모욕적인 삶을 살아왔다 자책하던 ‘윤회장)’은 마지막 사랑으로 ‘하녀’를 택하며 그녀와의 육체적 관계를 가진다. 또 재벌 가의 표독스런 안주인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백금옥’은 그녀의 비서 ‘주영작’의 젊은 육체를 탐하며 그를 품는다.

본인이 원하는 건 뭐든 손에 넣고 자라온 재벌 2세 ‘윤나미’ 또한 그녀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남자 ‘주영작’에게 육체적 갈망을 느끼며 그의 품 속을 파고 든다. 이처럼 위험한 관계를 맺는 인물들의 에로틱한 관계 묘사를 통해 훔쳐보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인간 본연의 드라마틱한 감정묘사를 펼치며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이동훈 기자 gjlee@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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