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단지인지, 폐공장촌인지…”

2012.09.17 21:09:39 3면


흔들리는 프로젝트 道 가구특화산업
① 5개년종합계획 시작부터 삐걱

②마석가구단지 현주소

③헛공약 남발 속 생존 위협

“가구단지라고 해서 가구 관련 다양한 볼거리와 구입이 연계가 되고, 환경이 쾌적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폐공장 촌을 다니는 듯한 음산한 기분까지 듭니다.”

경기도가 지난 2003년 도내 산재돼 있던 가구산업을 체계적·지속적 육성해 발전시키겠다고 표명, 특화산업으로 지정한 지 약 10년이 됐다.

이에 발품을 팔아, 59만5천41.3㎡(18만평)에 공장 450여개소, 전시장 90여개소가 갖춰져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남양주시의 마석가구단지를 방문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최대 규모 가구단지라는 말보다는 폐공장촌을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전시장에는 가구들이 자신의 자태를 밝은 빛 아래 마음껏 뽐을 내고 있지만, 전시장 뒷편의 공장은 1980년대 공장촌을 떠오르게 만들어, 말그대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었다. 또한 가구단지는 빛에도 군데군데 어둠이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다.

가구산업을 특화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정리되지 않은 전시장은 물론 도로 곳곳은 파손돼 노면이 비포장도로보다도 고르지 못할 정도였다. 넘쳐나는 쓰레기들은 제때 치우지 못해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면서 또 하나의 ‘전시행정’이라는 단어마저 떠올리게 했다.

실제 마석가구단지내 자물쇠로 굳게 잠긴 곳곳의 전시장은 유리관 너머로 쓰던 집기들과 가구들이 뒤엉켜 있고 폐쇄된 가구공장에는 콘크리트, 잔해, 쓰레기들을 치우지 않고 방치하면서 건물 2층 높이까지 쌓여져 아예 ‘콘크리트 산’으로 둔갑해 있다.

또한 골목과 공장 앞에는 쓰레기, 가구자제, 용품들의 쓰레기가 뒤엉켜 악취를 풍겨 환경오염을 물론, 근로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까지 낳고 있어 가구단지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여기에 단지내 문을 닫는 가구업체들이 늘어나는 실상을 그대로 반영, 문닫은 공장과 전시장 등 곳곳에 못받은 돈을 받아준다는 심부름센터 현수막들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가구공장의 ‘줄폐업’은 중국·동남아에서 값산 가구들이 대거 수입되고 있는데다, 물품을 먼저 납품하면서 자금 회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문을 닫는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구공단 내에는 길이 좁아, 양쪽에서 차가 마주치면 한쪽이 양보를 해야하고, 대형트럭은 공단내로 들어오지 못해 원·부자재를 받기 위해서는 지게차가 바삐 움직여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길이 좁은 탓에 방문객을 위해 낮 시간대에는 가구를 옮기지 못해 도로 확·포장이 시급한 실정이다.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와 함께 이 가구단지를 방문한 김모(33·서울) 씨는 “가구단지로 조성돼 있다는 이야기와 홈페이지를 보고 쾌적한 환경은 물론, 전시장도 한 켠에 마련돼 있어, 꼼꼼히 상품을 알아보고 구입이 한번에 가능할 줄 알았던 기대와는 달리 길 포장도 엉망이고 단지 내부가 복잡해 다니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동성 기자 kd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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