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박스 비자금으로 착각 '강도짓'

2004.07.14 00:00:00

트렁크에 든 사과박스를 정치비자금이 든 박스로 잘못 알고 차량주인을 흉기로 위협해 박스를 빼앗은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분당경찰서는 14일 강도상해 혐의로 김모(26.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윤모(27.무직)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9일 오전 8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모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출근하는 한모(41.무역업)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차량트렁크에 든 사과박스를 빼앗고 저항하는 한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전날 저녁 9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한씨가 회사 서류가 든 사과박스를 트렁크에 싣는 것을 보고 돈이 담긴 것으로 오인, 한씨를 미행한 뒤 근처 PC방에서 대기하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한씨가 주변을 신중히 살피면서 사과박스를 트렁크에 실었고 담배까지 초조하게 피우는 모습을 보고 정치인들이 건네는 비자금 박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갑천 기자 cgapc@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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