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여자 숨진채 발견

2004.08.19 00:00:00

유족들, 자살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다는게 가슴 아파

"자살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다는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
남편과 이혼한 뒤 8년간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여자가 7개월만에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7시 20분께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소재 모 원룸 집주인 임모(38.인천시)씨는 303호실 문을 여는 순간 베란다 가스배관에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이모(43.여)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지난 96년 남편 서모(50)씨와 이혼한 뒤 지난 2000년께 10여평의 원룸을 전세 2천만원에 계약한뒤 생활고에 시달리자 지난 2002년 연말께 월세로 재계약하고 보증금 500만원만 남긴채 나머지 1천500만원으로 세류동 인근에서 B호프집을 지난 1월까지 운영했다.
경찰조사에서 숨진 이씨의 딸 서모(19)양은 "가끔 엄마와 연락했지만 지난 1월말부터 휴대폰을 받지 않고 가게문도 잠겨 있어 엄마의 소식이 무척 궁금했다"며 "엄마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살을 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쌍둥이 동생 이모(43.여)씨는 경찰에서 "언니가 운영하던 호프집이 장사가 안돼 무척 힘들어 했다"며 "언니가 자살까지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다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진술했다.
이날 경찰조사에서 집주인 임씨는 "지난 1월부터 내 통장으로 월세가 들어오지 않았고 이번 달이 계약 만료일이라 이씨를 찾아 갔다"며 "그러나 문이 잠겨 있어 열쇠수리공을 불러 문을 여는 순간 심한 악취와 이씨가 미이라 처럼 베란다에 매달려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숨진 원룸에서 발견한 유서에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 나를 화장해 동해안에 있는 속초에다 뿌려달라'는 내용과 지난 1월말부터 이씨가 호프집 영업을 하지 않았다는 인근 주민들의 진술, 원룸 월세가 지난 1월부터 지불되지 않은 점 등을 통해 이씨가 7개월여 전에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수원남부서 강력2반 장영수(41)경사는 "최근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하는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기침체와 불황이 자살로 이어지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한편 숨진 이씨의 유족들은 19일 오전 수원연화장에서 이씨를 화장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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