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경력 인증제도 폐지 논란

2004.08.30 00:00:00

건설기술자격증 소지자 "객관적 기술 증명 못해" 반발

건설기술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건설기술자들이 학력.경력 인증제도는 객관적으로 기술을 증명할 수 없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건교부 등 관계당국은 WTO체제와 자격증 대여로 인한 부실공사 예방 등을 이유로 학력.경력 인증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30일 건교부와 기술자격증 소지자들에 따르면 건교부는 지난 95년께 책임공사를 위해 건설기술관리법령 개정을 실시한 뒤 기술자격증이 없는 이공계 출신자에 대해 공사현장의 경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이공계를 전공한 전문대 졸업자와 고등학교 졸업한 자로서 3년이상 건설공사 업무를 경력이 있으면 기사나 산업기사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고 일정한 경력기간을 두고 중급, 고급, 특급 기술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건설기술자격증 소유자들은 "학력.경력 인증제는 건설기술자격증을 가진 기술자들을 건설현장에서 몰아내는 제도"라며 인증제도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인증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김모(34)씨는 "학력.경력 인증제는 객관적으로 기술을 증명할 수 없다"며 "이 제도 때문에 전문 건설기술자들이 자격증도 없는 사람들에게 밀려 공사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모(40)씨는 "이 제도는 기술을 무시하고 오로지 경력만을 인정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공사 한번 안해본 공무원들도 이 제도때문에 퇴직후 감리사 등 기술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모순이 많은 제도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학력.경력 인증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학생 김모(26.강남대 도시건축과 4년)씨는 "공사현장에서 쌓은 경력을 무시하면 안된다"며 "이론에 충실한 기술자격증 보다 현장 경험이 더 나을 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내년말께 특급 기술자로 경력을 인정받는 현진종합건설 최모(39)씨는 "건설기술자격증을 소지했더라도 현장 경력이 없으면 공사를 하기 힘들다"며 "경력과 자격증 모두 있는게 좋겠지만 경력을 인정해 책임있는 공사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해 건설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격증을 대여 받은 뒤 공사와 관계없는 자가 공사를 해 부실공사의 우려가 높았다"며 "IMF이후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기술자격증을 소지자들의 취업이 어렵게 되자 인증제도 폐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격증 취득제도는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 몇몇 나라에 국한돼 WTO체제에서 자격증이 없는 외국 기술자들을 차별할 수 없다"며 "책임공사와 부실공사에 대한 처벌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이 제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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