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신임 총리 지명! 갈등의 시발점?

2022.04.06 06:00:00 13면

 

윤석열 행정부의 초대 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내정됐다. 안철수 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힌 이후, 총리 인선은 급물살을 탔다.

 

안 위원장의 이런 결심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안 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았을 경우, 본인의 행정 경험에는 유익할 수 있지만, “정치 초보 대통령”과 “행정 초보 총리”라는 조합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었다.

 

더구나 윤석열 행정부는 향후 최소 2년간은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두 사람 중 최소한 한 명이라도 경험이 풍부해야 함은 당연하다.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은 벌써부터 잘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임대차 3법을 인수위가 손보겠다고 하자,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 갱신율이 70%에 이르고 있는 등 세입자들과 무주택자의 주거가 안정돼 가고 있다"라면서 "(축소나 폐지하면) 임대차 시장에 대단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반복적으로 사과했던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민주당은 바꿀 의사가 없으며, 인수위의 임대차 3법 수정 혹은 폐지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저희는 적극 협조할 의사가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어떤 비용도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예비비 외에 추가되는 이전 비용은 국회 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얼핏 들으면 민주당도 청와대 이전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청와대 이전도 궁극적으로는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신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들리기도 한다.

 

민주당의 이런 주장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왔다고 볼 수도 있고, 친문과 친명계 간의 당내 갈등 상황이 외부에 대한 공격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 이유가 어떻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출범하게 될 윤석열 행정부는, 야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를, 때로는 협치의 관점에서, 때로는 투쟁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런 야당과의 관계 설정을 위해서라도 총리는 경험이 풍부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한덕수 전 총리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정권의 마지막 총리였기 때문에, 민주당이 송곳 검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지방선거를 위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면 청문회를 무난하게 끝내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윤석열 행정부는 정권 초기 허니문 시기에 대한 희망과 환상은 버리는 것이 나을 듯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련은 성공의 조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단련의 기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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