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원시민의 숲'에 희망이 뿌리내렸다

2022.09.14 06:00:00 6면

수원시와 시민 주도로 10년간 10만여주 식목
2011~2020년 100ha에 심은 나무 절반 이상 생존
사막화 방지부터 현지 주민 고용 및 소득원 창출 효과까지
조림사업 성공모델…환경문제 관심 UP, 국제교류도 돈독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환경문제에 대한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일회용품을 덜 사용하고 환경자원을 아끼는 사소한 노력은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선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만들어 내듯 ‘나비효과’ 같은 일이 분명 일어나고 있다. 몽골 수원시민의 숲이 그러한 예다.

 

나무를 심어 동북아시아의 사막화를 막고, 심은 나무가 주민의 삶에 보탬이 되어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수원시와 수원시민들이 10년 동안 꾸준히 몽골에 나무를 심어 조성한 ‘수원시민의 숲’이야기다.

 

◇몽골 사막화 막는 수원시민의 숲

 

지난 8월25~29일 수원시민으로 구성된 봉사단과 수원시 공직자 등 총 17명이 4박5일 일정으로 몽골 투브 아이막(都) 에르덴 솜(郡) 지역을 방문했다. 방문단에는 한국나무병원협회와 수원시도시숲연합회, 수원시생태조경협회 등에 소속된 나무와 숲 및 생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몽골을 찾은 까닭은 바로 수원시와 수원시민이 장기 프로젝트로 조성한 ‘수원시민의 숲’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몽골 수원시민의 숲은 수원시와 시민들이 나무를 심고 가꾼 숲이다. 무려 10년간 공공과 민간의 노력이 집약된 대장정의 결과물이다. 100ha에 달하는 너른 평지에는 키 작은 나무와 풀들이 뒤덮여 초원을 구성했다.

 

푸르게 덮인 현재의 모습과 달리 10년 전 이곳은 심각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수원시는 사막화 방지와 국제적 환경 대응에 발맞춰 이곳에 꾸준히 총 10만 4000여주의 나무를 심었다.

 

 

이번 조사 결과, 수원시민의 숲에 심은 나무는 현재 5만 4000여주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0년 생존율을 거의 유지한 것으로, 조림구역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비타민나무는 자연분주를 통해 식재 당시보다 최대 20% 가량 수량이 늘었다.

 

한국나무병원협회 전문가가 실시한 토양조사 결과도 양호했다. 사업지 내 토양이 외곽 토양에 비해 습도가 높고 산도(pH) 역시 외부에 비해 평균치가 낮았다. 조림 사업 덕분에 오랜 기간 가축의 출입이 차단되고 수목 및 초본류가 활발히 생장하면서 토양 상태가 개선됐다.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림 10년사(史)

 

푸른 변화를 가져온 몽골 수원시민의 숲의 태동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당시 수원시는 몽골의 사막화가 곧 수원의 문제라 인식하고 민간협력 사업을 구상, 숲 조성의 밑그림을 위해 현지답사를 통한 환경 조사도 진행했다. 이렇게 해마다 10ha씩 10년간 총 100ha 면적에 나무를 심겠다는 목표가 수립됐다.

 

2011년부터는 조림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시민이 사업 추진을 주도할 ‘휴먼몽골사업단’이 3월 창립됐으며 ‘수원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운동’으로 시민 참여를 유도했다.

 

몽골 현지에서는 국제 NGO 푸른아시아와 함께 건조해진 모래땅에 나무를 심기 위한 기반시설 구축작업이 진행됐다. 염소와 말 등 가축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한 울타리 작업도 병행했다.

 

 

역사적인 첫 식목행사는 2011년 5월 26일이다. 현지를 방문한 사업단과 수원지역 대학생 봉사자 등 총 42명이 구덩이를 파고 방풍림으로 쓰일 비술나무와 포플러, 버드나무 등을 심었다. 주민들 소득에 보탬이 될 유실수도 함께 식재했다. 

 

2012년에도 1만여주 나무를 심으며 관개시설과 전기설비 등을 다진 수원시는 2013~2016년 4년간 매년 5월 대대적인 식목행사를 통해 2만여주 이상의 나무를 심어 2016년 10만주 조림 목표를 달성했다.

 

조림 목표를 달성한 2017년도부터는 ‘수원시민의 숲’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관수 시설을 도입하고, 묘목장과 퇴비장도 설치해 조림지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찾았다. 수원시민의 숲이 지역 주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 방법도 모색했다.

 

 

◇나무 심으며 희망도 심었다

 

수원시와 시민들이 몽골에 만든 것은 단순한 초원이 아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한 희망도 뿌리내리게 했다.

 

수원시민의 숲은 500만㎡의 땅이 사막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수원시는 다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술력은 높이고, 시행착오는 낮추는 등 몽골 사막화 방지 사업이 자리 잡는데 도움을 줬다. 몽골 정부 주도 하에 2030년까지 10억그루 나무심기 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수원시민의 숲은 우수사례로 꼽힌다.

 

주민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타민나무로 알려진 차차르간과 우흐린누드 등 열매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나무들이 7만 7000여주에 달해 주민들은 수익 창출도 가능했다. 수원시민의 숲을 관리하는 현지 인력 고용과 양묘장 운영을 통해 묘목을 판매하는 등 수입원도 다각화됐다.

 

 

수원시민들에게도 환경에 대한 고민을 상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림 사업에 참여한 대학생봉사단과 시민들은 “사막화에 대한 이야기를 흘려듣곤 했는데, 몽골에 나무를 심으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시와 몽골의 협력 관계도 이끌어냈다. 지난 5~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청정대기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강투무르 툽덴도르찌 몽골 환경부 차관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예방했다. 그는 수원시민의 숲에 대한 감사와 함께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요청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몽골의 사막화를 막은 수원시민의 숲이 안착할 수 있도록 몽골 환경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며 “향후 환경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항이 있으면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세영 기자 ]

김세영 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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