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하고 묻자 현자는 대답했다.
“해를 보는데 과연 등불이 필요할까?” (아라비아 잠언)
신을 알고 있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과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들이다. 오만한 사람과 어설프게 현명한 사람들만이 신을 모른다. (파스칼)
아무리 신을 믿고 있어도, 가끔 그 존재를 의심하는 순간에 부딪히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의심의 순간은 나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를 신에 대한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이해로 이끌어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신은 완전히 진부해져버려서, 이젠 신을 믿고 있다고 말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우리가 진정으로 신을 믿는 것은 신이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때뿐이며, 신은 우리가 온 마음으로 구하면 그 새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계시한다. 그리고 그 모습은 무한하다.
어떤 사물이든 가까이 가보면 잘 알 수 있듯, 신을 아는 것도 신에게 가까이 갔을 때뿐이다.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오직 선행에 의해서만, 즉 신의 뜻을 실천하는 것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신을 잘 알면 알수록 우리는 더욱더 기꺼이 신의 뜻을 실천한다. 그리고 신의 뜻을 훌륭하게 실천하면 할수록 신을 더 잘 알게 된다.
유대인은 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죄악으로 생각한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은 곧 영혼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름은 육체적인 것이지 영적인 것이 아니다.
기독교를 믿는 이는 예수만이 그리스도라 하지만 그리스도는 예수만이 아니다. 그리스도는 영원한 생명인 얼나이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성령이다. 그리스도는 우주 전체의 생명(하느님)이지 어떤 시대, 어떤 인물의 것이 아니다. 예수 전에도 보내신 이(그리스도)가 있었다. 보내신 이는 아담시대 전부터 있었다. 예수의 독특한 점은 하느님의 얼의 씨를 싹틔워 완성한 것이다. (류영모)
/주요 출처 :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