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건사고 1위인데…소방 인력 20% 비어 있다

2025.07.03 15:22:05 6면

화재·구급 현장마다 인력난 호소…1명이 차량 모두 운전하기도
정원 대비 80%만 충원…소방조직 구조개선·예산 확충 시급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경기도에서 소방 인력이 정원조차 채워지지 않은 채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의 80% 수준에 불과한 인력으로 화재와 구급 대응을 감당하고 있어 소방조직 구조 개선과 예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사건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도내에는 공업단지가 밀집돼 있고,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거주하고 있어 화재·구급 등 각종 재난 상황이 집중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7931건, 재산 피해는 약 3664억 원에 달했으며 인명피해는 88건으로 전국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재난 대응을 책임지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인력 상황은 열악하다. 현재 도 소방관 정원은 약 1만 4000명으로 설정돼 있으나 실제 근무 인력은 이보다 20%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소방관 1명당 담당하는 인구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현장에서 극심한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선 인력이 부족해 소방차 등 장비는 있지만 이를 운전할 사람이 없어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많다. 한 119안전센터 관계자는 “운전 가능한 인원이 1명뿐이라 차량마다 번갈아 복귀·교체를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 소방관은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은 발전했지만 실제 출동 인력은 항상 부족하다”며 “대형 화재 시 구조할 인원이 모자라 구급이 늦어질까 봐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구급대 상황도 비슷하다. 소방청은 2014년부터 구급차 1대당 구급대원 3명 탑승을 권고해왔다. 그러나 경기도의 2021년 기준 구급차 3인 탑승률은 39.6%에 그쳤으며, 최근 인력 보강을 통해 올해 70%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완전 충족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 구급대원은 “2명이 탑승하면 1명은 운전을 하므로 환자 관리는 사실상 1명이 맡아야 한다”며 “중증 환자 대응은 물론, 만취자의 폭력 등에 혼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방 인력 부족의 원인을 구조적 문제에서 찾고 있다. 한 소방 노조 관계자는 “소방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예산과 인사권은 여전히 지방정부가 쥐고 있어 현장 대응력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며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구조 개편과 예산 확대를 통한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kgsocie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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