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수주로 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며 국내 정비사업 시장 ‘왕좌’를 굳혔다. 삼성물산도 굵직한 사업지를 연이어 확보하며 ‘품격 있는 2위’ 자리를 지켰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3차 입찰에 단독 참여하며 사실상 수주를 확정지었다.
장위15구역은 지하 5층~지상 35층, 37개 동 3317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총 공사비만 1조 4663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 사업이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건설의 누적 정비사업 수주액은 10조 1451억 원에 달하게 된다. 국내 건설사가 연간 정비사업 수주액 10조 원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22년 기록한 현대건설의 역대 최대 실적(9조 3305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부터 ▲압구정2구역(2조 7489억 원) ▲한남3구역 리모델링 ▲개포우성7차 등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핵심 지역 사업을 잇달아 확보하며 정비사업 시장 1위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대건설 뒤를 바짝 추격하며 브랜드 ‘래미안’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누적 정비사업 수주액은 7조 5501억 원으로 업계 2위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1조 5695억 원) ▲신반포4차(1조 0310억 원) ▲장위8구역(1조 1945억 원) 등 초대형 사업지를 연이어 확보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공사비 7721억 원)에도 단독 입찰한 만큼 수의계약이 성사되면 누적 수주액은 8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 증산4구역 재개발(1조 9435억 원)까지 확보할 경우 연말 9조 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물산은 유력 입찰 후보로 거론됐던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는 참여하지 않아 시선을 모았다. 조합이 지난 28일 입찰을 마감했지만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물산이 물량 확대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고급화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편 포스코이앤씨(5조 3601억 원)와 GS건설(5조 1440억 원)은 나란히 5조 원을 넘기며 ‘5조 클럽’에 올라섰고, HDC현대산업개발(3조 7874억 원), 롯데건설(2조 9521억 원), DL이앤씨(2조 6830억 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