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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그들만의 선거 그리고…

 

또 다시 선거다. 시끌벅적한 공천잡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각 당의 후보자가 본선 스타트라인에서 명함을 돌린다. 그리고 7·30 재보궐선거 공식운동 첫날, 마음만 급한 그들에겐 불청객이겠지만 대지가 타들어가는 마른 장마에 지친 우리에겐 비소식이 반갑다.

15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여야가 사실상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는 지역은 바로 5곳의 경기지역이고, 또 그 핵심엔 자기들끼리 내세운 갖은 명분과 전략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배한 수원을·병·정이다.

넘쳐나는 이메일로 ‘스팸처리’를 고민하는 주변의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수원의 도심은 한결같이 미소로운 인물사진을 담은 대문보다 큰 현수막이 건물을 덮을듯 나붙은게 타 지역과 틀린 ‘아! 또 선거구나’ 싶다.

하긴 울산광역시보다 많은 인구수에도 고작 정원 4명의 도시에서 절반이 넘는 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인데 오죽하랴.

‘영통구 매탄동’에 걸렸던 현수막이 자고 일어나니 ‘권선구 권선동’에 더 큼지막하게 걸리고, ‘종편방송’에서 만나지던 얼굴이 길 건너 맞은 편에 ‘옛 주인’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성남 그것도 ‘천당아래 분당’의 주인이셨던 분은 ‘평택’에서 ‘무소속 출마 불사’를 천명하시다 어느날 ‘수원시민의 비서실장’이 되시겠다며 발걸음이 가볍고, 바로 2년전 ‘전남 해남·진도·완도’의 당 공천에서조차 소위 ‘물먹었던’ 분이 ‘젊은 영통의 새인물’이자 ‘자존심’으로 깃발꽂기에 나섰다.

어디 그뿐이랴. ‘수원의 심장인 팔달의 부흥을 위해 돌아왔다’는 분과 ‘장안의 아들’에서 잠시 살짝 ‘수원의 아들’로 부쩍 크는가 싶더니 소리소문없이 ‘팔달의 아들’로 돌아온 분은 우연이겠지만 6·4지방선거 당시 각 당 수원시장 후보의 사무실마저 사이좋게 맞바꿔 또 한번 ‘선의의 경쟁’ 중이다.

그런데 참, ‘혁신’과 ‘변화’, ‘소통’, ‘시민우선’을 내건 그들만의 선거는 우리에게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고 또 낯선 것인가. 한때 시의원과 도의원, 국회의원의 공약을 구분하기조차 어렵게 ‘포퓰리즘’이 유행처럼 선거판을 휩쓸면서 쓴 웃음을 짓게 했던 것보다 더 불쾌하게도 이번 선거엔 최소한의 예의란 것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일꾼론’과 ‘심판론’이 대세고, 그것이 여야의 명운을 건 속성이라 해도 선거슬로건에만 마지 못해 쓴듯한 한줄짜리 ‘수원’을 걸고 ‘표심얻기’에 나선다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주변의 말들이 가슴을 친다.

그래도 명색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라는데, 후보등록일 하루 전날 즈음 수원시민이자 권선구민과 팔달구민, 영통구민이 된 분이라고 해도 동네 주민들에게 인사를 다니신다면 제비꼬리처럼 주루룩 사람들 달고 다니는 것도 좋지만, 진심을 담은 제대로 된 인사 한번이 먼저 아니던가.

수원에서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1997년과 1998년 수원의 인물이었던 고 이병희, 남평우 의원의 타계로 인한 보궐선거가 있었고, 2009년에는 ‘영통의 딸’에서 ‘장안의 딸’로 졸지에 거듭난 분과 ‘손학규의 동지’를 내세운 분이 맞붙은 재선거가 있었다.

그 재보궐선거의 기억엔 뙤약볕 아래서 ‘야권 단일화의 기수’에 맞서 ‘혈혈단신’으로 ‘최규진 전 새누리당 수원시장 예비후보’의 손을 잡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눈물로 호소하던 ‘수원의 아들’ 남경필 도지사의 정치 입문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랬다. 하물며 ‘수원정복’을 내걸고 야심차게 입성했던 날고 긴다는 전국의 깡패들조차 다 쫓겨간 수원에서 한곳도 아니고 무려 세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이 기현상을 ‘120만 수원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다.

그래서 감히 ‘금배지’를 달겠다고 나선 분들 모두 수원의 아들이거나 딸이 되겠다면, ‘안정론’과 ‘심판론’, ‘토박이’나 ‘거물론’도 모두 좋지만 그래도 첫손에 내미는 것은 바로 ‘수원이야기’여야 한다는 얘기다.

수원의 발전과 수원시민의 행복, 그리고 ‘수원역차별의 극복’. 모든 후보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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