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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동전의 몰락

1968년에 나온 은백색의 1원짜리 주화의 무게는 1g이 안 된다. 정확히 0.729g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주화 중 무게가 가장 가볍다. 그러나 제조비용은 동전 중 최고에 가깝다. 1개 만드는 데 254원이 들어갔다는 추산도 있다. 비용이 과다하게 들고 통화가치가 상실된 1원짜리 주화는 2004년 12월부터 기념품용으로 만들뿐 더 이상 발행하지 않고 있다.

하나를 만드는 데 20원이 드는 10원짜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9월에 발행된 10원은 총 16억 원이 넘는데, 이 중 돌아온 액수는 1억여 원일 정도로 유통이 거의 없다. 또 니켈·구리 등 소재 값이 높아지자 화폐로 사용하지 않고 녹여서 원자재로 파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런데도 지난해 540억 원을 동전 제조에 썼다. 동전 제조원가가 동전의 표기금액보다 비싼 것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아예 동전을 만들지 않는 나라도 생겨났다. 저개발국가 라오스가 대표적인 나라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8년 500원짜리 동전 제조를 중단하고 해외 증정용 8000개만 발행한 적이 있다. 10원짜리를 비롯 다른 동전들도 여느 해보다 가장 적게 만들었다. 한 푼이 아쉬웠던 국민들이 집안의 동전을 샅샅이 찾아내 썼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이 활발해서였다. 요즘 1998년산 500원짜리 동전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기능과 가치는 상실했지만 동전의 문양은 최초 발행 이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무궁화 문양의 1원짜리, 거북선 문양의 5원짜리와 함께 1966년 처음 발행한 10원짜리 동전도 41년 동안 다보탑 문양 그대로다. 50원짜리의 벼이삭, 100원짜리의 이순신 장군, 500원짜리의 학도 그렇다.

앞으론 이 같은 동전들을 보지 못할 것 같다. 한국은행이 동전사용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그 일환으로 올해 안에 공동연구그룹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결제기술 발달에 비추어 ‘그날’이 예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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