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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예술의 내일을 읽을 줄 아는 미술관 기대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는 자신의 소리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있었기에 더욱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종자기가 없었다면 백아에게 있어 자신의 거문고 소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예술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군가 봐주고 이해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줄 때 예술은 그 빛을 발한다. 공연·전시 공간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에 비해 지방의 경우 백아를 알아봐 줄 종자기를 찾기가 힘들다. 각 지역별로 문화예술공간 짓기에 열을 내고 있지만 덩그마니 건물 짓기에만 바쁠 뿐 지역예술이란 알맹이를 제대로 담을 만한 그릇이 되리란 기대는 빗나가기 일쑤다.
예컨대 신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용인시의 경우 경기도박물관, 한국민속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들어서 있지만 문화마인드가 담보돼 있는 예술공간은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다.
특히 이 지역은 최근 서울을 활동무대로 삼던 예술인들이 넓은 공간과 조용한 주변 환경을 찾아 터를 옮겨오고 있는 추세지만 용인은 아직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일까, 지금껏 마땅한 전시공간이 없어 미술인들의 작품을 만나볼 기회가 드물었다. 미술관은 고사하고 전시관이라 해야 시민회관 안에 마련된 50여평 규모의 공간이 전부였다.
지난해 9월 말 문을 연 용인 송담대학내 석담미술관(관장 전창화)이 갖는 의미는 그래서 더욱 크게 다가온다.
석담미술관은 송담대학 재단이 캠퍼스안 150여평 규모의 공간을 개조해 마련한 미술관으로 개관 당시부터 10여 편의 다양한 기획전을 열어 지역주민이나 학생들에게 좋은 미술작품을 접할 기회를 주고 있다.
특히 현재 열리고 있는 '용인중견작가 10인 10색전'은 이 지역 미술계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김동호, 도홍록 작가의 조각작품과 가장 한국적인 소재 민화의 강한 색감을 이용한 이희중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서울중심의 예술에서 벗어나 용인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지역적, 한국적 색깔을 전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는 대표적 작가들이다. 이외에도 용인지역 화단을 넓혀온 원로 권기옥씨의 수묵담채화, 최석화씨의 서예, 임진호, 마순광씨의 공예 작품들을 소개해 시민들이 용인지역 미술계의 발전상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대학내 미술관과 지역미술인들의 교류를 통해 지역예술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석담미술관이야말로 백아를 알아본 종자기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용인지역에는 백남준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에 있다. 이 미술관에게 백아와 같은 지역미술인들을 알아보고 이해해주는 종자기 역할을 기대해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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