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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예술이야기] 빵이 예술이네!

 

 

 

맛있는 빵을 먹을 때 “야 이거 예술이네!” 하며 감탄사를 발할 때가 있다. 같은 조리법인데도 모양과 크기를 달리할 때마다 빵의 질감이 달라져서 또 다른 풍미의 빵이 탄생한다. ‘예술이다’라는 말은 맛이 좋다는 최고의 감탄사 중 하나이다. 그런데 예술적인 빵을 만들려면 먼저 마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반죽은 어떻게 해야 하며 성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발효와 굽기에 대한 것까지. 조리법이란 어찌 보면 모두에게 해당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비법일 수밖에 없다. 환경과 온도, 장비와 재료가 다르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빵을 잘 굽는 비법은 오로지 한 가지밖에 없다고 한다. 많이 만들어보는 것이다. 많이 만들어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것만이 비법인 것이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수많은 노력으로 거장이 되는 예술가가 있다. 좋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개인적인 재능이 중요하다 하겠다. 예술인들은 감동적이며 창의적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많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인내의 시간을 보낸다. 그 예술인들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예술작품을 통해 어떤 때는 감동으로 어떤 때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힘을 얻기도 하며 예술가와 같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빵이 예술이다’라는 말에는 빵 속에 스며있는 빵 굽는 이의 열정과 혼도 함께 느낀다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재료가 없고 일할 공간이 없고 예술 작품을 보여 줄 수 있는 공연장이나 전시공간이 없을 때 또 빵(물질)이 없을 때 질 높은 예술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헛된 욕심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에 맞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즐기는 사람은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며 즐기면서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재능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능력껏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려면 선택한 직업을 통해 어떤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은 빵이 있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양주시의회의 2019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특별한 것이 있었다. 집행부의 동의를 얻어 삭감된 예산 중에서 시립합창단 및 교향악단 운영 및 육성사업 예산을 증액한 것이다. 재작년 양주시립예술단(시립합창단, 시립오케스트라)이 예산이 일몰 됨에 따라 단원들이 해촉을 당하는 아픔이 있었는데 올해에 양주시 집행부와 노조가 협약을 맺어 단원들이 복귀하게 됐기 때문이다. 빵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비노조 단원들은 복귀하지 못하게 되어 안타까움은 계속됐다. 그러던 차에 비노조 단원도 복귀할 수 있는 예산이 세워졌다는 이야기를 모 시의원과 단원들에게 들었다.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데모한 사람만 인정받고 데모하지 못하고 마음만 태운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 그러나 정의는 반드시 애쓰고 노력함이 있으면 쟁취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일로 인해 또 깨닫게 된다. 노조원과 비노조원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새로 거듭나는 시립합창단, 시립오케스트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제는 먹는 빵이 아닌 예술적인 빵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바람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지난 4월 15일 프랑스 파리의 최대 관광명소인 노트르담 성당에 큰 화재가 발생해 첨탑과 지붕이 붕괴됐다. 다행히도 성당 내부에 보관되던 예술작품인 가시면류관을 비롯한 대부분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고 알려졌다. 예술 작품들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보물들이다. 그 예술품들은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지식이라 생각한다. 유형의 빵과 무형의 빵이 예술이 되고 삶의 위로가 되고 힘을 주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빵이 예술을 넘어 예술인 기본권을 보장하고 예술인 기본소득에 대한 실시 등 사회적 전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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