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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양점숙



비워둔 그 옆 의자

깃기바람에도 뼈저리고



쇠말뚝을 박아도 헛말에 귀가 울어도



그 소녀 단발머리는 찰랑찰랑 올이 곱다.



꼭 쥔 손 풀지 못한

열일곱의 눈 속에



영혼의 울음 곱던 나비는 날아가고



그림자

그마저 지운 섬 하나를 품는다

 

 

시인은 문예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당선되면서 시단에 나왔다. 가람시조문학회회장과 경기대 겸임교수를 했다. ‘현대시조 100인선 꽃 그림자는 봄을 안다’, ‘아버지의 바다’ 등 저서가 있고, 한국시조시인협회상, 가람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가람 이병기시인 기념사업회를 맡고 있다. 최근 일본문제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일본을 탓하는 감정적인 관계 개선으로 가서는 곤란하지 않나 싶다. 분명 일본의 형태는 치졸하고 국가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소년상이 상징하는 평화의 비는 비를 맞아도 강렬한 빛 속에 열을 뿜어도 그대로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메시지는 그래서 크고 곡진하다. 얼마 전 또 한분의 위안부 할머님이 소천하셨다. 이제 20여 명의 할머님들이 생존해 계신다. 시인이 다른 기교를 동원하지 않고 이미지 표현으로 절제된 시적 태도와 언어감각으로 시대현실을 직시한 이 시는 ‘문장’ 기반이었던 이병기, 이태준, 정지용 시인의 식민지현장으로 돌아가 생과 사의 삶들이 전이되어 무거워진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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