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냉랭한 날씨에 미세먼지 공포가 이어지면서 8일 도심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야외보다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 등 실내에서 일상을 보냈고, 휴일이면 북적이던 공원도 이날은 발길이 뜸했다.
이날 수원, 인천 등 경인지역의 기온은 오전 내 영하권이었고, 낮 최고 기온도 5도 수준에 머물렀다.
거리의 시민들은 대부분 두꺼운 코트나 패딩을 차려입고 마스크로 얼굴까지 가린 채 발길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수원 화성행궁에서 만난 시민 최모(35)씨는 “아내와 7살 아들과 산책 삼아 나왔는데 밥만 먹고 다시 영화관으로 옮길 생각”이라며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이라는데 공기는 탁한 것 같아 밖에 오래 머물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원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김모(59)씨는 “바람이 차고, 길도 얼었다가 설녹은 곳이 군데군데 있다”라며 “그래도 밖에서 운동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고 해서 나왔다”고 발길을 서둘렀다.
한산한 도심과 달리 백화점과 영화관은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이 의무휴무일로 문을 닫는 일까지 겹치면서 쇼핑이나 장보기에 휴일을 즐기는 시민들까지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또 수원과 용인 등의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들은 대규모 주차장을 보유했음에도 밀려드는 차량들이 많게는 수백m 가까이 길게 꼬리를 물면서 인근 도로까지 주차전쟁이 벌어졌다.
수원의 한 백화점에서 만난 박모(40)씨는 “장을 볼 계획이었는데 집 근처 대형마트들도 다 휴점이어서 겸사겸사 백화점에 왔는데 캐럴도 나오고 크리스마스 장식도 있어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며 “아이들 옷도 골라주고, 저녁도 해결하고 편한 맘으로 집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고객 이모(37)씨는 “언제부턴가 겨울이 되면 백화점과 쇼핑몰이 추위와 미세먼지를 피하는 공식처럼 된 지 오래”라며 “주차하는데 힘이 들기는 하지만 둘러보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 놀 공간도 있고 한동안은 쇼핑몰 투어를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