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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수저의 50억 퇴직금…국민 상식 벗어난 ‘특혜’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이 또다시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화천대유는 현재 여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신생 업체였던 화천대유와 관계사 7곳의 총자본금은 3억5000만원에 불과했는데 지난 6년 간 이들 업체가 챙긴 배당금은 4000억원 가량, 1000배 넘는 막대한 수익을 올려 소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 나눠줬다는 겁니다.

 

야권과 보수언론 등에서는 즉각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라며 이 지사를 정조준 했고, 여당 대선 경선 후보들도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그런데 야권 유력 정치인인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31)씨가 화천대유에 6년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반전 됐습니다.

 

이 지사는 ‘대가성 뇌물’이라며 수사를 촉구했고, 여당 대선 주자들도 한 목소리로 “모든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라며 곽 의원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정치권 얘기는 그만하고, 곽 의원이 아들이 받아간 퇴직금 50억원이 정당한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곽씨는 퇴직금 50억원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이고,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배후에 있어 그 대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고, 수천억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든 설계의 문제인지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인지라는 궤변을 늘어놨습니다. 

 

상식적으로 사회초년생이 31살의 나이에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국민 눈높이와도 맞지 않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퇴직금은 자신의 근무한 연수의 평균 급여 10%를 곱해 받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곽씨의 경우 월급여가 233~383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퇴직금은 2500만원 남짓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둔 금수저 아들은 대한민국 건국 역사상 최초로 31살 나이에 퇴직금 50억원을 수령했습니다. 이는 20년 이상 CEO로 근무한 대기업 총수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잇따르고 있고, 일반인은 꾸역꾸역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사회초년생이 50억원 퇴직금 수령했다는 소식은 누가 봐도 ‘특혜’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참고로 곽씨의 아버지인 곽상도 의원은 검사출신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민정수석을 지냈습니다. 또 아들 곽씨가 화천대유에 입사할 무렵에는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대구 중구‧남구에서 당선돼 국회에 진출,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곽씨의 나이는 31살입니다. 공자가 자립한 나이와 비슷합니다. 논어 ‘위정 편’에는 이립(而立, 30살)은 가정과 사회에서 모든 기반을 닦는 나이라고 합니다. 어찌됐든 곽씨는 현재 모든 기반을 닦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립의 배경이 아버지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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