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조대왕은 세종대왕 등 후세로부터 몇 안 되는 ‘대왕’칭호를 듣는 조선시대 임금 중의 한분이지만 그분의 개혁은 결국 미완에 그쳐 안타까움을 준다. 백성을 지극히 사랑했던 정조대왕의 정치개혁이 성공했더라면 적어도 조선 후기에 나타나는 척신·탐관오리들의 학정으로 인한 민생 피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튼튼한 왕권과 국방력을 갖추었을 것이므로 외세도 함부로 침범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조대왕은 우리에게 ‘지극한 효심을 지니고 이를 실천한 임금’으로 각인돼 있다. 그래서 수원 ‘화산릉 행차’도 효의 상징으로 여긴다.
하지만 능행차는 단순히 효심만으로 실시된 것이 아니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또 하나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정치개혁이었다. 한양을 중심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집권세력인 노론벽파의 전횡을 막고 강력한 왕권을 회복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한 것이었다. 또 은퇴 후에는 수원 화성행궁에서 노후를 보내며 막후정치를 펼치고자 했다. 능행차를 통해서 정조대왕은 백성들을 접촉했고 애민군주의 이미지를 심었다. 또 수원을 정치개혁의 배후기지로 삼고자 했다.
수원이 정조대왕을 흠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수원은 매년 열리는 대표적인 문화관광 축제인 화성문화제 때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한국 최대의 퍼레이드는 매스컴과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경기도와 수원시, 서울시가 정조대왕 능행차를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화성 융릉까지의 노선에서 국가적 문화축제로 재현할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만 된다면 이 행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화축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개최 시기를 놓고 서울과 수원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수원에서는 매년 10월에 실시하고 있음에도 서울은 5월 실시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 행사의 주도권을 수원시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시민들은 정조대왕 능행차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자율적으로 행차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나 서울시가 이 행사를 빼앗아 간다는 인상을 풍겨서는 안된다.
우 행 <객원논설위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