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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오늘(6일)이 음력의 절기로 경칩(驚蟄)이다. 경칩이란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있으며 겨우내 강추위에 시달리며 몸을 떨던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경칩이야말로 봄이 오는 소리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표현하는 대자연의 관현악이다. 경칩 무렵에 비발디의 ‘4계’ 중 봄을 들으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여진다.

경칩, 겨울잠을 끝낸 개구리들은 땅이나 바위틈을 박차고 튀어나와 기지개를 펴며 조심스럽게 바깥세상을 살핀다.

 

<세시풍속기>는 경칩 무렵에 개구리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속설이 있어 사람들이 개구리 알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고 전한다. 개구리가 양기에 좋다는 유언비어도 나돈다.

 

그러나 경칩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막 겨울잠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한 개구리들을 마구 잡아서 구워먹거나, 청개구리들이 낳은 손가락 한 마디만한 새끼를 산 채로 삼키는 무리는 잔인한 족속이라 할만하다.

시골의 봄은 개구리들의 합창과 함께 무르익는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친근한 개구리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 한다”, “우물 안 개구리” 등 미소를 짓게 하는 속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항상 부모의 뜻과 반대로 행동하던 청개구리가 부모가 죽은 다음에 묘지를 물가에 썼다가 비만 오면 그 묘지가 떠내려갈까 봐 구슬피 운다는 ‘청개구리 전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별명이 개구리라 한다.

 

하지만 그 까닭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경칩 전에 찬바람을 동반한 비가 전국적으로 쏟아졌다. 경칩 후에 산간지방엔 영하의 꽃샘추위가 몰아닥친다 한다.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는 옛시조가 떠오른다.

 

경칩을 맞아 지상으로 돌출하여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성질 급한 개구리들이 찬바람과 폭설을 맞아 비명횡사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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