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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일품먹거리] 6. 감악산 머루주

탱글탱글 머루의 그윽한 보라빛 유혹 피로는 눈 녹듯 사르르~
머루 항암효과 포도에 10배 오크통·항아리 두종류 숙성
美·日등 해외시장서도 불티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는 구절은 고려시대 가요인 청산별곡 중 첫 연으로 자연에 대한 동경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자연과 고향에 대한 동경을 자아내는 머루는 한국토종작물로서 달콤하고 매혹적인 맛과 더불어 암 예방 등 뛰어난 효능이 있다.

특히 머루는 일반 포도보다 약 10배의 뛰어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고 머루로 담근 머루주는 흡연자와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 좋은 페리페놀과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포도주에 비해 각각 2배와 5배가 높아 암 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맛과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산머루를 국내 최초로 머루주로 산업화된 것이 ‘감악산 머루주’이다.
 

 

친환경 농산물인증을 획득한 ‘감악산 머루주’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싱가폴, 홍콩, 중국 등지에 수출함으로써 세계인의 건강음료식품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감악산 산머루주(ODENEW)’로 지난 2001년 전국 관광상품전 특선, 같은 해 경기도 관광상품전 금상을 차지한 경기도의 명품이다. 관광명소이자 경기도 명품이 생산되고 있는 산머루 농원을 다녀왔다.

◆해발 675m에 자리 잡은 천연 농원

파주시 적성면 객현1리 해발 675m 감악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머루 농원은 파주지역 70농가·20만평 규모의 머루밭에서 수매된 머루를 가공·유통하는 허브역활을 하고 있다. 가공시설로는 발효탱크(9개)와 숙성탱크(14개)를 보유하고 있고 연간 300t의 머루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머루주는 210t, 머루즙이 90t이 가공·유통된다. 특히 머루주를 최저 3년에서 5년까지 숙성시킬 수 있는 지하 10m, 길이 63m에 이르는 지하숙성터널은 산업시설 뿐 아니라 관광지로써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농원을 방문한 정모(김포시)씨는 “감악산 중턱에 자리잡은 산머루 농원은 맑은 공기의 산림욕과 감미로운 감악산 머루주 한잔에 신선이 된 듯하다”며 “특히 유럽 포도농장에서만 볼수 있었던 지하숙성터널이 인상적이었다”고 탄성을 자아냈다.

지하숙성터널 내에는 유럽방식인 오크통을 이용한 머루주 숙성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옹기인 항아리를 이용한 전통숙성방식으로 오크통과는 다른 머루주의 향과 맛을 창조해내고 있다. 특히 터널 내에 개인용 와인 저장고를 따로 설치해 차별화·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말을 맞아 산머루 농원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캠핑트레일러 하우스를 설치, 감악산 맑은 공기와 더불어 머루주를 마시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레저공간을 마련했다.
 

 

◆고기능성 식품으로 세계로 수출

머루주와 머루즙이 지난해 경기도 G마크를 획득한데 이어 같은해 11월 한국농업과학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04년에는 미국 FDA검사에 합격하고 지난해는 ISO 22000 인증을 받았다. 1999년 일본을 시작으로 2000년 싱가포르, 2005년 미국과 홍콩에 머루주를 수출했다. 급속한 신장은 아니지만 수출 초기부터 꾸준한 소비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초에는 필리핀에도 수출시장을 개척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대만과도 수출상담이 진행되고 있어 빠르면 내년부터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포도계의 산삼으로 정평

동의보감에는 “산머루 열매에는 자주빛과 흰빛 2가지가 있는데 자주빛 나는 것을 마유(馬乳)라 하고, 흰 빛이 나는 것을 수정(水晶)이라 하며 쓰임새는 뼈마디가 쑤시고 저리는 병과 임질을 치료하고 오줌이 잘 나가게 하며 기(氣)를 돕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살찌게 하고 건강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산머루는 외상, 동통, 위장의 동통, 신경성 두통, 수술 후의 동통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대한 암 예방학회 발표에 따르면 머루에는 고기능성 물질인 폴리페놀(polyphenol)과 레스베라톨(resveratrol)이 포도보다 각각 2배, 5배 높게 함유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항암효과가 포도보다 10배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폴리페놀의 효능은 몸속에 있는 나쁜 콜레스트롤의 산화방지로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하고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여성들의 기미, 주근깨, 피부 탄력 감소와 신진대사의 저하로 비만, 미백효과, 다이어트효과, 암예방 등의 작용을 한다. 레스베라톨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등의 암세포가 스스로 자살 촉진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도록 유도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포도의 조상 머루

머루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전국의 산야에 분포하는데 주로 왕머루가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전국에 재배되는 개량머루는 새머루와 콩코드를 교배시켜 육성된 신품종 머루로 알려져 있다. 1송이 무게는 50~150g, 1개 알의 무게는 평균 1.2g으로 포도축소형이며 꽃은 6월 상순에 피고 열매는 9월 중순에 익는다. 우리나라에 머루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며 본격적인 농가 소득작목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90년 중반으로 재배역사는 비교적 짧다. 그러나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토종 산과실로서 웰빙시대에 걸 맞는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점차 인식되어 가고 있다.

 

 

 

“파주·연천·양주 잇는 저장터널 지어 관광명소로…”
 
   
▲ 서우석 산머루농원 대표
“파주를 세계적 산머루 주산단지로 관광명소화하는게 제 꿈입니다.”
국내최초 야생머루를 머루주로 가공해 산업화를 주도한 파주 산머루농원 서우석 대표의 진취적인 포부다.
감악산 줄기에 자리잡고 있는 산머루농원은 국내 유일하게 해외 5개국에 머루주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산머루 재배농장과 연간 30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지하숙성터널, 머루주 홍보관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지역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경기도 명품으로 유명한 ‘감악산 머루주’와 장인정신이 숨어있는 각종 머루 제품 그리고 그동안 수상한 상장이 자랑스럽게 진열된 홍보관은 산머루농원 서우석 대표의 열정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감악산 머루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30여 년의 서 대표의 피나는 노력과 특유의 뚝심이 낳은 열정의 산물이다.
서 대표는 “30년 전 흑염소 방목을 위해 올라간 감악산 계곡 부근에서 탐스럽게 익은 야생 산머루를 보고 ‘어떻게 하면 포도 처럼 농가에서 재배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야생머루를 산업화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사 경험이 없던 서 대표에겐 야생머루 재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식재배를 시도해 꽃은 피었으나 열매가 맺지 않는 등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밭을 갈아 엎어야만 했다.
결코 포기를 몰랐던 서 대표의 노력은 10여년만에 ‘성공’이란 결실을 맺었다. 전국 농가에 소득작목으로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산머루 품종(동주)을 얻는 성과를 거뒀다. 
서 대표는 “쌀, 포도, 배같은 과일은 습도, 온도, 기후조건 등 지역여건에 따라 재배품종이 다르지만 머루는 그 품종이 단일 품종이라 지역조건에 따라 재배의 어려움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년 전 10여개 이상의 품종을 지닌 중국을 통해 품종을 도입, 현재 3개의 품종으로 다양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서 대표의 꿈은 파주, 연천, 양주 등 3개 시에서 감악산을 중심으로 지하터널 저장창고를 건설, 산머루 주산단지를 관광명소화하는 것이다.
서 대표는 “프랑스에는 한 공장의 포도주 지하저장터널이 25㎞ 이상되는 곳이 수도 없이 많다”며 “감악산을 중심으로 북쪽은 파주, 동쪽은 연천, 남쪽은 양주가 함께 지하 밑에서 만나는 와인 저장터널창고는 충분히 건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관광 명소화할 경우 농가소득은 물론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악산의 상큼한 머루주 향기가 국내최고 뿐 아니라 세계최고가 될 때까지 머루주 산업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서 대표의 모습에서 결코 식혀지지 않을 열정이 피어난다.

 

 

사진=조병석기자 cb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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