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우리고장일품먹거리] 37. 화성 우유

로봇착유시스템 국내 최초 도입…우유 등 유가공제품 대량생산화
젖소 300두 하루 생산량 6t 목표…농축산물 목장 등 관광농업 포부

 


로봇수유기 도입 젖소 스스로 착유 쭉쭉~ 똑소리 나는 우유

경기도 화성에는 젖을 짜는 로봇이 있다(?).

화성시 마도면 백곡리에서 ‘또나따 농장’을 운영하는 양의주(38)사장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네델란드에서 최첨단 로봇 착유기를 도입해 국내 선진 낙농업의 선구자로 발돋움했다.

낙농업은 축산업중에서도 가장 힘든 3D업종으로 매일 새벽 소의 젖을 짜기 위해 고단한 하루를 시작해야하고 사료재공 및 분뇨처리 등 손 갈데가 한 두군데가 아니다.

하지만 로봇 착유기를 도입한 이후 자동화 설비를 통해 우유, 치즈 등 최고 품질의 유가공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졌으며 청결한 사육환경으로 개선됐다.

더욱이 로봇 착유기는 젖소가 원할 때 언제든지 우유를 짤 수 있어 불규직한 착유로 인한 젖소의 스트레스를 제거, 젖소의 건강은 물론 신선한 우유생산까지 가능해졌단 평가다.

 

 

 

 

 

 

 

국내 최초 로봇 착유 시스템 도입으로 자동화 생산 가능

양 사장이 도입한 로봇착유기는 네델란드산 최신제품으로 이미 축산업 선직국가에서는 로봇착유기가 대중화된 상황이다.

양 사장은 10여년 전부터 해외를 견학하면서 로봇착유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자료수집과 타당성 검토 끝에 로봇 착유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다.

물론 3억원이 넘는 고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나름대로의 고민도 컸다.

하지만 축산업을 평생 영위한다는 가정하에 영농 현장의 첨단화를 통한 고품질 제품 생산만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시스템 도입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려면 아직도 수년은 더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력이 대폭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유질관리 등으로 이제껏 깨우치지 못했던 이익도 얻고 있습니다.”

로봇착유기는 먼저 노동력의 감소를 가져왔다. 120여두의 대규모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포함해 직원 1명의 손길만으로도 완벽한 영농을 이끌고 있다.

또한 젖소 스스로 2회 착유에서 3회 착유로 하루 평균 두당 10% 유량증가와 유방염의 감소, 착유대기시간 감소로 인한 소의 스트레스 감소, 착유상태의 개체별 관리와 유질, 유량의 체크와 데이터 구축으로 선진영농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아울러 로봇 착유기 도입을 통한 젓소 스스로의 착유로 심야 착유가 가능해졌다.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짠 심야우유는 일반우유보다 멜라토인(사람의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성분)이 3~4배 가량 높아 일반우유보다 2배 정도 높은 판매단가를 얻을 수 있다고.

장학금으로 받은 송아지 한 마리가 영농의 계기

양의주 사장은 맨 주먹으로 현재의 농업을 일군 다부진 영농인이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갖은 고생 끝에 안정적인 농업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학창시절 축산업에 대한 꿈을 품고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축산분야를 전공한 그는 선배들이 제공하는 장학금중 하나인 젓소송아지 1두로 본격적인 영농활동에 뛰어 들었다.

“축산업이 힘든 일이라는 걸 알고 가진 것도 없었지만 젊은 정신 하나로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들었죠. 지금까지의 영농방법에 대한 혁신활동과 이 길만이 살길이라는 절박함이 영농규모의 확대로까지 이어진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맨주먹으로 시작한 영농활동이었기에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시련도 있었다.

성실함을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 점차 영농 규모를 늘릴 수 있었지만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폐사하는 젓소들을 보며 절망했고 유량이 생각만큼 늘지않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양 사장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각오를 떠올리며 영농 의지를 다졌다. 성실과 근면은 고난을 이기는 힘이 됐다.

모 우유회사로부터 최고급 품질을 인정받아 정기적인 납품을 시작했고 화성시 마도면 일대에 서해바다를 앞에 두고 자연환기가 가능한 지역에 새로운 축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양 사장은 장학금으로 받은 송아지 한마리로 지금의 영농을 일구게 된 만큼 후배들을 위해 모교에 매년 송아지 한마리씩을 기증하고 있다.

소비자와 함께 숨쉬는 목장이 꿈

양 사장의 우선 목표는 현 120여두의 젖소를 앞으로는 300두까지 늘려 일일 우유 생산량을 현 3톤(t)에서 6톤(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 사장의 궁극적 목표는 따로 있다. 소비자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유기 농축산물 목장’을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양 사장은 ‘화성시아름다운목장만들기’회원으로 활동하며 관상수 식재와 주변 환경 가꾸기를 통해 이국적인 목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목장이 도시 근교 및 바닷가 주변에 위치한 장점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유식공간을 마련해 주는 관광 농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고 향후에는 초식동물을 방사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경종농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진화순환농업과 농산물을 생산하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사료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생산포를 늘릴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영농을 시작한 지 10여년 가까이 되는 동안 나만의 굳은 신념으로 혁신해 왔음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선구자 역할을 한 로봇 착유기를 다른 농가에 안정적으로 전파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양 사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젊음을 보여주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