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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하천으로 눈 밖에 났던 수원천이 2급수의 자연하천으로 되살아난 것은 작은 기적이다. 수원천을 복원한지 7년만의 일이다. 현재 수원천에는 갈대 등 95종의 식물과 붕어를 비롯한 물고기 8종, 다슬기 등 6종의 수서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학생과 시민들이 2만2천 마리의 미꾸라지를 방사했다. 물고기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인데 미꾸라지를 풀어 놓은 까닭이, 극성을 떠는 모기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니 기발한 아이디어다. 물고기는 떼 지어 다니되, 한 마리의 인솔로 움직이므로 군대를 연상시키고 임금과 신하, 장수와 병사,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상징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질서가 없다. 물고기의 질서는 만고불변인데 인간의 질서는 왜 형편 없어졌을까. 믿음과 존경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황하의 황어(黃魚)는 매년 3월이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른다. 이때 용문(龍門)의 급류를 통과하면 용으로 변신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 등용문(登龍門)이다. 고려의 동경(銅鏡)이나 조선 민화에는 잉어가 용이 되는 그림이 많다. 이는 신분 상승의 염원을 나타낸 것으로, 동경에 그려진 물고기는 머리가 용이며 지느러미가 날개 형상이다. 반면에 조선 민화에서는 여의주를 입에 물고 구름을 타고 있는 날개 달린 물고기와 해(임금)를 바라다보며 뛰어 오르는 잉어가 많이 등장한다.
이 역시 과거에 급제하여 출세하기를 염원하는 기복화(祈福畵)의 일종이다. 인도와 유럽 사람들에게 있어서 물고기는 풍요와 지혜의 상징이다. 깊은 바다 속을 힘차게 파고 드는 용맹 스러움이 인간에게 본이되고, 호수에서 잠자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비를 뿌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뭍에 살고, 물고기는 물 없이는 못 산다. 수원천의 가족이 된 미꾸라지를 떠올리면서 생각나는 고사성어가 어수지친(魚水之親)이다. 물고기와 물이 떨어질 수 없듯이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 말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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